그러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현대사에 대해서 의외로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한 번 읽어볼 만 하다. 다만 아래의 사항을 조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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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뻑과 민족의식은 노인네이기에 감수할 수 있다.
이 글의 요소요소마다 자뻑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발언들이 있다. 지인의 말처럼 "노인네잖아"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노인네 특유의 자신의 일생에 대한 자뻑은 사실 리영희의 삶은 생각한다면 충분히 용납을 할 수 있는 사항일 것이다.
다만 민족에 대한 환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의 표현대로 "글을 쓰는 나의 유일한 목적인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하고 그것에서 그친다"라는 말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지 않다. 현재 민족주의는 이미 그가 그토록 싫어하는 "조작된 내용"임이 명명백백하고, 민족주의의 피해에 대해서도 명확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민족주의와 민족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냥 민족을 벗어던지면 될 일이다.
그 외에 현실인식에서 기본적으로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아두면 독서 과정에서 혼선이 적을 것이다. 그 스스로는 은근히 부정을 하는 듯 하지만, 그의 글은 너와 나라는 명확한 이분법 속에서 진행되는 논리가 상당 수 이다.
2) 논리적 모순 - 진실을 숨기는 그의 자세.
그는 스스로 "진실"을 위해서 노력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 자신의 발언자체는 그다지 "진실"과 가깝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마음에 드는 상대에 대해서는 그 문제점을 아예 발언하지 않음으로서 덮어버린다. 이러한 행동은 그가 "신나게" 이야기한 릴리대사의 논리적문제적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그가 어떤 나쁜점을 숨겼으며 어떤 모순을 드러냈을까? 중국쪽의 내용을 보면 그는 태평천국운동이 민중운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태평천국이 사실상 왕조체계였으며, 민주주의 체계가 아니었기에 기존과 달라진 것이 없는 단순한 반란이었다는 것은 분명히 인식하리라 생각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아무리 중국에 대한 정보는 직접적으로 얻지 못했다고 하지만, 문화대혁명은 물론이고 그 이전부터 진행된 대약진 운동등의 피해는 아예 언급조차 없으며, 아직도 도덕적으로 사회주의가 월등이 앞선다고 판단한다. 그러면서 사회주의에서는 자본주의와 같은 도덕적타락이나 부폐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역사가 증명하듯이 이것은 허망한 헛소리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그는 민주주의라는 대원칙에 그다지 충실하지 않다. 제국주의에 반대한다는 자신의 원칙이 강할 뿐 민주주의에 대한 큰 뜻이 없어 보일 정도이다. 다시 말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여겨질 정도이다. 한 예를 보자. "신생 독립국가인 리비아에서 쿠데타로 서구제국주의의 괴로왕조를 전복한 카다피 육군중령은 즉시 서장제국주의 자본이 소유했던 유전의 국유화를 단행했어요. 이것은 아랍세계 인민이 결정적으로 서방 자본주의의 착취를 거부하는 몸부림이었어........국내 현실로 말미암은 질식과 절망의 상태에서 해방되는 것과 같은 기쁨을 느꼇어."
그는 자본주의이든 사회주의이든 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쿠데타는 그 원칙을 위반하는 행동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가? 그 자신이 그렇게 쿠데타의 피해를 받은 입장에서? 이런 자신의 주장을 위해서 정작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망각하는 발언이 있기에 그의 책은 매우 조심스럽게 읽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 자신의 말과는 달리 진실을 왜곡하고 있으며, 객관성이 떨어지는 내용들이 있기에 그의 말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해서는 절대 안된다.
사실 그는 이런 스스로의 논리적 모순에 대해서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있다. 그는 "반면교사적 효용과 의의를 중요시"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장점만을 부곽시켰다고 은유적으로 밝히고 있다. 여기서 그에게 반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이 생각하는 진실이라는 것은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목적을 위해서 "일부분을 고의적으로 숨기는 행위"도 충분히 용남기 가능한 진실인 것인가? 그렇다면 당신이 과격우익들을 비판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 있는가? 그네들이나 당신이나 똑같이 진실을 왜곡시켰다.
3) 불쌍하기까지 한 "지금 사람들은 "
그의 발언에서 상당히 많이 나오는 것이 바로 "지금 사람들은"이라는 말이다. 단순히 지나갈 수도 있는 말이지만, 본인은 이곳에서 리영희씨의 한계가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시대는 지금과는 다른 시기였다. 그리고 지금 세대들은 그와는 분명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왔기에 그 시대와는 다른 고민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쉽게 말하면 그는 분명 과거에 대댄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그의 생각은 이미 옛 것이 되었다. 그의 삶과 삶의 태도에는 존경을 보내지만 그의 삶으로 지금 이 시대에 행동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불필요한 일이다. 사실 이런 태도는 그 뿐만이 아니라 386세대 이상에게 만연해 있는 망상이다.
본인은 현재 "어르신"들에게 가장 큰 비판을 받으며 희망 자체가 없는 사람들로 매도가 되는 "80년대"이다. 어르신들은 자신들의 투쟁을 미화하면서 "요즘 아이들"을 힘껏 비판하고는 한다. 80년대생들은 당신들과는 전혀 다른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대들이 만들어 준 물질적인 바탕에는 감사의 표시를 한다. 그러나 당신들 스스로가 망쳐놓은 정신적인 공백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이가 없을 정도이다.
예를 들면, 그 당시에는 분명한 "적"이 존재하였다. 민주화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그대들은 학업을 포기하고 적에 대항하여 목표로 나아갔다. 그 결과 한국은 지금의 민주화를 이룩하였으며, 이에 대해서는 분명 감사를 보낸다.
그런데 현재는 적 자체가 모호해졌으며,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 다름이 아닌 당신네 들이라는 것은 인식하고 있는가? 무슨 소리냐고?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이 학생운동가였다는 것을 우리 세대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외의 수 많은 소위 "민주투사"들이 지금 어느 당에서 어느 주장을 하고 있는지 우리 세대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스스로가 벌려놓은 난장판과 사상적 혼란의 책임을 우리 세대에 돌리면 어쩌란 것인가? 우리가 보고 배우고 혼란에 빠져들게 한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 그대들은 화려했다. 그러나 그 화려함에 따라오는 책임을 방기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그대들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대들의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다.
4) 그 외.
리영희와 대담을 한 임헌영씨는 대담자로서의 중립성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이미 글이 많이 길어졌기에 그만 쓰도록 하겠다. 여친님이 사달라고 해서 읽게 되었는데....머..그래도 읽은 시간이 아깝지는 않은 책이었다.
아! 추가 사항 한가지만...혹시 리영희씨는 논문에 주석(각주)을 다는 것을 원래 내용에 대해서 소화가 덜 되었다거나 관례라고 생각하는가 보다. 그 시대의 논문은 주석따위는 무시였지만, 현재는 왜 주석이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보셨으면 한다. 자기 것으로 이해라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이해가 덜 되서 주석을 단다는 뉘앙스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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