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교수라는 직업은 참 대단하다. 한국에서 사실상 명예직로만 따지면 최정점중에 하나이다. 유교사상의 여파일수도 있고, 그만큼 존경스러운 교수님들이 있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교수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도 한수 접고 들어간다. 그것이 한국의 교수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참 한심한 작태들이 널려 있다.

본인 개인적인 사정으로 교수사회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안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런 본인에게 있어서 교수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인 모순들의 결합이다. 너무나 존경해서 감히 어떤 말도 하지 못하는가 하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적당히 시간과 돈 그리고 인맥으로 졸업장 따와서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쓰레기 새끼들이라는 정반대의 생각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는 사실 뒤쪽의 쓰레기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인간들이 더 많다. 물론 현재는 사립대는 물론 국공립대까지 통폐합되고 있고, 교수에 대한 평가항목들도 늘어나서 능력 없는 교수는 점차 사라지고는 있지만...


사실 한국에서 교수에게 요구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무리이다. 한국에서의 교수는 학자의 모습과 교사의 모습 모두가 완벽하기를 강요받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에서 이것은 무리에 가깝다. 왜냐하면 연구는 기본적으로 더 깊게 빠져드는 것이다. 그리고 강의는 가장 깊은 것을 넓게 할 수 있어야 된다. 먼 소리냐고? 연구는 무섭도록 논리적이어야 된다. 그러나 강의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재능을 다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매우 희귀하다.

본인이 직접 겪은 실례를 알려드리자면 쳔라이(陳來 질래)선생님이라는 중국 북경대 철학과의 유명한 교수님이 계시다. 중국철학...아니 중국학쪽을 하시는 분은 이름 한번 쯤은 들어봤을 분이시라고 장담한다. 본인도 대학생 시절 이 분이 수업을 개설한 것을 보고, 행복감에 젖어서 수업을 들으러 갔다. 그리고 좌절했다. 당신이 쓰신 책을 토시 하나 안 빠트리고 읽고 계셨다. 당신이 쓰신 책이니 그 동안 변한 생각이라던지, 혹은 책에서는 말하지 못한 것이 있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2시간 내내 조용히 책만 읽고 계신다. 하지만 이 분의 연구는 세계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다고 관련 전공자들은 말하고는 한다. 본인도 그분의 책을 읽으면서 감탄했었는데 말이다. 이 이야기를 쳔라이 선생님 님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형에게 이야기했더니 킥킥 웃으시면서 그 분 수업은 정말 못한다고 하셨다.


사실 이러한 연구자타입은 교수보다는 연구소에서 연구만 하고 지내는 것이 훨씬 더 좋다. 그것이 그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고, 타인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국의 문제점이 있다. 지금은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연구원에 대한 대접과 교수에 대한 대접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돈은 기본이고, 밖에서 받는 대접들도 말이다. 그런데 사실 연구원이나 교수나 학력이나 재능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특히 한국에서는 오히려 연구원의 재능이 뛰어난 경우도 상당히 자주 목격을 했다.

그러나 교수는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연구원들은 무시하는 풍조가 아직도 만연해 있다. 사실 교수는 연구도 중요하지만, 가장 쉽게 가장 짦게 학문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연구가가 아니라 기본은 어디까지나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가르칠 것을 가장 열심히 깊게 연구하는 것이 연구원들인 것이다. 최소한 이 글을 여러분들이라도 연구원에 대한 개념을 조금 바꾸어 주셨으면 한다. 연구원들은 교수가 되지 못한 쓰레기들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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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잡담--
자! 계속 이렇게 말도 안되는 잡담으로 질주해보는거야!

이상한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본인이 생각했을 때....본인은 자체는 연구자 타입이 아니다. 그러기에는....너무 나댄다고 해야될려나...폼나게 말하면 현실을 사랑하는거고...냉정하게 평가를 하면 깊이 접근할 능력이 안되는 것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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