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에 곁에 있는 것은 호랑이 옆에 있는 것과 같다. 황제를 모실 때에는 모든 말과 행동을 조심하여야 한다. 잘 못 하면 명예퇴직은 고사하고 죽을 수도 있는데 어찌 감히 말대꾸를 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문관은 간언으로 죽고, 무장은 전쟁으로 죽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당한 사망률을 보이는 것이 바로 말대꾸이다.

그러나 국가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황제와 의견이 다를 경우가 생겨난다. 당신이 황제의 모든 말에 순종하는 간신배가 아닌 이상 세상에서 가장 모시기 어려운 사람에게 말대꾸를 하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해결 방법은 말대꾸의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수(隋)나라에서 지금으로 따지면 자문위원이라고 할 수 있는 간관(谏官)이었던 유행봉(刘行本)의 사례를 언급해보자. 그는 수문제가 화가 나서 대신을 공개적으로 매질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자 곧장 달려가서는 "죄가 없는 사람에게 벌을 주시면 안 된다. 설사 벌을 주신다고 하더라도 공개적으로 매질을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미 상당히 화가 나 있던 수문제였기에 당연히 유행봉을 죽일 듯이 노려본다.


그런데 유행봉은 겁을 상실했는지 또 다시 말대꾸를 한다. "저는 자문위원으로서 황제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만약 제 의견이 맞는다면 그 의견을 채택하셔야 하고, 제가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한다면 저를 명예퇴직 시키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를 그렇게 바라보시면서 저를 자르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수문제도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웃으며 사과를 하게 된다.



사실 황제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도 말대꾸를 듣고 싶지 않아한다. 문제는 일반인들은 더러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억지로 참고는 한다. 그러나 황제는 제멋대로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황제에게 당신 따위는 없어도 그만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자기가 제멋대로 해도 어떤 문제나 피해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황제에게 어떤 피해가 있는 지 명확하게 인지시킬 수 있다면 황제조차 일반인들처럼 더러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참지 않을 수 없다. 방금 전에 말대꾸를 한 유행봉의 사례에서도 유행봉을 자문위원에 임명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황제 자신이며, 유행봉은 자문위원의 역할을 수행했을 뿐이다. 만약 유행봉을 처벌한다면 자신의 사람을 보는 능력에 먹칠을 할 뿐만이 아니라, 대체할 우수한 자문위원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황제 자신에게 피해가 오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은 분명히 황제에게 미치는 피해를 인지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참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황제에게는 "우주 최강의 체면"이라는 것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설령 당신의 의견이 100% 맞는다고 생각하더라도 체면을 유지하기 위하여 당장에는 당신에게 호통을 치고 난장판을 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관직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농사를 지을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다. 황제도 바보는 아니기에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는 당신의 말을 은근슬쩍 받아들인다. 그 뿐만이 아니라 당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되어 보상을 해주는 경우도 많다.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당태종 시기의 형법상서 장량의 사례가 바로 그러하다. 당태종(唐太宗)은 지금으로 따지면 법무부 장관의 형법상서 장량(张亮)의 모반혐의에 분노하여 처형을 해버리지만, 이를 말리려고 했던 청와대 수리공 이도유(李道裕)에게 나중에 법무부차관이라는 관직을 내려준다. 그 자리에서는 장량에 대한 분노 혹은 필요성으로 인하여 이도유의 말을 무시하고 죽여 버렸지만, 그런 자리에서 합당한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이도유가 자신에게 유용하다는 것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황제에게 말대꾸를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황제에게 황제 자신의 피해를 분명히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황제의 체면을 생각해서 너무 과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황제의 체면을 상하게 하여서 될 일도 안 되게 할 것이다.



본 글에 관련된 내용은 역사에서 처세술을 배운다 : 황제접대학 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맞춤법과 번역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환영합니다. 
본 글은 한국인에 적합하도록 의역하였습니다.
본 글은 출판을 위한 번역이 아니며, 오직 여러분들의 덧글로 힘을 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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