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제(北齐)의 대신 조정(祖珽)은 흔히 말하는 좀도둑 같은 인간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실제로 좀도둑질을 했을 뿐더러 관직에 올라서도 다른 집 잔치에 가서 금잔을 훔쳐오는 정신 나간 인간이었다. 초절정의 아부능력을 바탕으로 북제 세조(世祖)의 총애 아래 지금으로 따지면 국무총리라고 할 수 있는 재상의 위치까지 올라갔다. 섭섭하지 않게 북제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대장군 곡율광(斛律光)을 음해해서 일가족을 몰살시키는 행동도 해주었다. 간신배의 모범이라고 할 만하다.



사실 조정은 단순히 아부능력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 지금의 비서와 같은 일을 했을 때, 기억력만으로 수십 가지 명령을 한자도 빠짐없이 기억을 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몇 개의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였고, 공문서 작성부터 군사전략까지 나름 천재류의 인물이었다.


말년에 눈이 거의 먼 상태에서 위험한 변경의 요지 서주 시장으로 좌천당했을 때의 이야기는 거의 기적과 같다. 그는 자신의 휘하에 병력으로는 적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제갈량의 공성계를 사용하여 적에게 후퇴를 강요하였다. 인간성에 문제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이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황제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을 것 같지 않은가?



문제는 이 천재류 아부꾼이 제상이 된 이후에 관직에서 몇 번이나 쫓겨나고, 공개적으로 엉덩이를 쳐 맞고, 황제가 “싸다귀”를 날려주시고, 눈까지 멀어서는 변방의 군사요지로 쫓겨나기까지 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그 영향이 아들에게까지 미쳐서 재상을 배출한 명문세가의 장남이 고작 마을이장 정도밖에 못하는 처참한 지경에 이르고 만다.



여러분들은 조정이 재상의 자리에 올라서 정치를 엉망진창으로 해서 그럴 것이라고 추측할 것이다. 하지만 조정은 재상이 되어서는 이전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국가행정을 재정비하고, 자신이 이끌던 간신배들을 몰아내려고 했으며, 황제의 지시를 "바른 정치"을 이유로 반대하는 등 명재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문제는 간단하다. 조정이 간신배 캐릭터를 명재상 캐릭터로 변화시킨 것 자체가 문제이다. 절대 캐릭터를 바꾸어서는 안 된다. 선비 캐릭터이면 끝까지 선비 캐릭터로 가야되고, 고집불통 캐릭터는 끝까지 고집불통 캐릭터로 가야된다. 간신배 캐릭터로 시작했다면 끝까지 간신배 캐릭터를 유지하여야 한다.



어째서 캐릭터를 바꾸면 안 될까?



황제에게 있어서 넘쳐나는 것이 인재이다. 황제의 주변에는 능력형, 오락형, 터프형, 고집불통형, 아부형 등등 모든 캐릭터기 존재하고 있다. 설령 자기 자신들은 모를지 몰라도 황제의 마음에서는 분명히 구별되어 있다.


황제가 어떤 이유로 조정을 재상으로 임명했을까? 설마 조정의 인간성이 좋아서? 어디까지나 조정이 자신의 뜻을 잘 이해하고 따라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상으로 만들어놨더니 갑자기 자신의 뜻을 뻔히 알면서 "국가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지시에 반대를 해버렸다. 조정 스스로는 자신이 "좋게 변했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황제의 입장에서는 "변한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또한 조정은 재상이 된 이후에 자신이 이끌던 간신배들을 몰아내고 현명한 재상이 되려고 하였다. 그 결과 그를 믿고 따르던 간신배들이 그에게 등을 돌리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였다. 그 뿐만이 아니라 선비형의 사람들도 간신배들의 수령이 갑자기 착한 척하는 것에 대해서 어떠한 함정을 파고 있다고 생각하여 경계에 경계를 아끼지 않았다. 조정의 모든 대신들이 그와 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캐릭터는 반드시 사수해야한다. 물론 캐릭터를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마음만 변화해야하며, 결코 태도로 나타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서 진평(陈平) 역시 개망나니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는 한고조(汉高祖) 유방(刘邦)에 의해서 관직에 오른 이후에도 결코 개망나니 같은 모습을 버리지 않았다. 다만 큰 문제와 방향성에서만큼은 "좋은 인간"을 유지하였다. 그와 같은 방식으로 몇 년의 시간에 걸쳐 천천히 자신의 캐릭터를 변화시켜서 마침내 개망나니에서 대정치가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본 글에 관련된 내용은 역사에서 처세술을 배운다 : 황제접대학 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맞춤법과 번역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환영합니다. 
본 글은 한국인에 적합하도록 의역하였습니다.
본 글은 출판을 위한 번역이 아니며, 오직 여러분들의 덧글로 힘을 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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