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서(伍子胥)는 춘추전국시대에 활동한 정치가이다. 그는 복수를 맹세하고 자신의 고향인 초나라를 떠나서 오나라로 떠나온다. 그 뒤로 그는 오왕 합려(阖闾)를 모시며 오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합려의 아들 부차가 등극한 이 후, 월나라의 위험을 몇 번이나 강력하게 경고하다가 억울한 누명으로 죽게 된다. 그런데 정말 억울한 죽음이었을까?

 


정사와 야사를 막론하고 오자서가 오왕 합려의 아래에서 관직을 지낼 때에는 결코 합려에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지 않았다. 오히려 합려에게 아부를 하며 자기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예를 들어서 오나라가 초나라를 공격하기로 했을 무렵, 원정군의 총사령으로 능력 면에서는 어디까지나 오자서가 최고였다. 그러나 오자서가 초나라 출신이었기에 일부러 손무(孙武)을 총사령관으로 추천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분명 제나라로부터 온 이민자인 손무(孙武)을 오나라의 전통귀족인 것처럼 열심히 포장한다.


오자서는 굳건한 믿음을 주고 싶었던 것인지 초나라를 정복하고서는 원한을 이유로 초나라 왕의 묘를 파헤치고 시체에 300번이나 채찍질을 하였다. 그런데 오자서는 합려의 아들 부차(夫差)시대에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조금만 문제라도 일으키지 않도록 순종하고 조심했던 오자서는 사라지고 온갖 의견을 당당하게 밝히며 왕의 의견에 반대하는 인물이 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오자서의 마음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합려시대에는 그는 외부에서 유입된 지위가 낮은 선비에 불과했다. 합려에게 완전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었기에 언제 잘려도 신기하지 않은 계약직과 같이 불안정하였다. 그 뿐만이 아니라 합려는 사랑하는 딸의 장례를 위하여 수천 명을 생매장해버리기도 할 정도로 포악한 중년의 군주였다. 오자서가 조심하지 않는다면 관직이나 부귀가 문제가 아니라 목숨이 날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부차 시대에 오자서는 이미 오나라의 큰 기둥으로서 존재하였다. 그랬기에 어린놈의 부차 따위가 감히 자신을 어떻게 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문제는 설령 "어린놈"이라도 분명 제왕의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다. 대신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황제인 것이다. 포악한 늙은 황제가 사람을 죽일 것 같으니 조심하고, 만만한 어린 황제라고 무시하는 행동은 죽으려고 환장을 한 행동이다. 오히려 만만해 보이는 어린 황제가 더욱 위험하기 때문이다.



합려는 포악하기는 하였지만,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두뇌로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한다. 오자서가 설령 실수를 하였다고 해도 그의 능력을 아껴서 죽이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만해 보이는 어린 황제에게 경험 따위가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젊음의 혈기로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당신이 누구이든 다 죽여 버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만만해 보이는 어린 황제는 오히려 일종의 자만심에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황제인데! 감히 대들어?! 너 죽어!!!" 유아적인 자기증명의 유혹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곁에서 당신이 공신이고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매일 매일 "아버지는 이랬는데...저랬는데..."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XXXX! 아버지가 그렇게 좋다면 아버지 곁으로 보내주지!!!"

 


핵심은 "늙은 황제""젊은 황제"을 동등하게 대접해야된다는 것이다. 남조 유송(刘宋)의 왕족 유의공(刘义恭)은 자신의 조카 유준(刘骏)이 황제가 되자 조심에 조심을 하면서 "나는 병신이요!!!"라면서 벌벌 떨었다. 그렇기에 유준도 유의공에게 어떠한 위해를 가하지 않았고, 행복한 반평생을 누리게 된다.


문제는 유준이 죽고 그의 아들인 유자업(刘子业)이 제위에 올랐을 때였다. 유의공이 보기에 유자업은 15살밖에 안된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꼬맹이에 능력도 없어 보였다. 그렇기에 안심을 하고 매일 매일 연회를 베풀어서 즐겁게 놀았다. 결과는 여러분이 지금 생각하는 것과 동일하다.

 


황제를 모실 때에는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늙은 황제이든 어린 황제이든 능력이 뛰어난 황제이든 바보 같은 황제이든 모두가 황제이다. "황제 곁에 있는 것은 호랑이 곁에 있는 것과 같다"라는 말을 언제나 명심하라. 황제는 세계 최악의 초특급위험물이다!!

 



본 글에 관련된 내용은 역사에서 처세술을 배운다 : 황제접대학 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맞춤법과 번역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환영합니다. 
본 글은 한국인에 적합하도록 의역하였습니다.

본 글은 출판을 위한 번역이 아니며, 오직 여러분들의 덧글로 힘을 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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