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님이 유인촌 장관의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의 "대동아전쟁"발언 여부에 대해서 진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을 방명록을 통해서 문의하셨습니다.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해드리면 그 발언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이 모른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기도 합니다.

1) 유인촌 장관의 대동아전쟁 발언??
2009년 11월 24일, 진보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유 장관은 2009년 11월 17일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중국 젊은이들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하였는데, 상해와 한국의 관계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대동아전쟁이란 용어(일본 우익에서 태평양 전쟁을 미화하는 말)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한 인사의 증언과 한 교민신문의 기사 내용을 근거로 "유 장관이 대동아전쟁시 상하이에 임시정부가 나와있었고, 많은 독립운동을 하던 한국분들이 열심히 노력했던 곳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유 장관 측은 "유 장관이 '상하이는 임시정부가 있어서 뜻깊은 곳'이라고 얘기한 적은 있지만,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지 모르겠다"는 불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나유나, “유인촌 "대동아전쟁" 발언 논란 … "역사스페셜 진행한 거 맞아?"”, 《세계일보》, 2009년 11월 24일 작성. 2009년 11월 24일 확인. (한국어) “디시뉴스” - 위키백과)


2) "대동아 전쟁"이라는 단어의 문제성.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는 위에서 간단하게 일본 우익이 태평양전쟁을 미화하는 말이라고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대동아전쟁은 태평양전쟁을 미화하는 것만이 아니라, 진주만폭격으로 시작된 태평양전쟁뿐만이 아니라 한반도와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에 대한 전반적인 일본제국의 침략행위를 미화하는 표현이다.

거대한 동아시아를 이루기 위한 일본 제국의 숭고한 전쟁이라는 의미가 바로 대동아전쟁이다. 이는 일본에서도 우익이나 할 수 있는 발언이며, 피침략국인 한국이나 중국에서 할 발언은 결코 아닌 것이다. 만약 정말 유인촌 장관이 "대동아 전쟁"발언을 했다면, 같은 피침략국인 중국인이 그리 크게 화를 내지는 않겠지만, 한국의 장관은 바보라는 이미지는 충분히 가질 수 있다. 또한 한국의 입장에서 정운찬 총리의 일본제국 마루타부대로 유명한 "731부대는 항일독립"이라는 역사상식 미숙과 연계되는 문제가 된다.


3)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의 사용여부.
해당 기사는 오마이 뉴스가 한 상하이 교민신문을 인용해서 작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해당 교민신문의 해당 기사는 폐쇄되어 있다.(해당 신문 주소) 하지만 오마이 뉴스의 뉴스 시스템을 고려해보면 분명히 신빙성이 일정정도 떨어지게 된다.

아직 정식적인 발표문을 구해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발표문은 보통 몇 사람이 교차적으로 검토를 하기에 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된다. 문제는 실제 상황에서는 발표문을 낭독한 유인촌 장관이 그 뒤에도 많은 시간을 자유문답에 투자했다는 점[각주:1]이다. 이런 자유문답중에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가 나왔을 가능성을 상정해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것은 해당 자리에 참석한 사람의 블로그이다. 일단 한국사람들 중에서는 없었고, 중국 사람들 중에서도 오직 한 사람만을 발견했지만 별다른 흔적을 찾을 수는 없었다. (第一次见高层了) 그렇다면 정확한 소스가 발견되기 전에는, 다시 말해서 해당 통역자나 자리에 있었던 한국인이나 한국어가 유창한 중국인의 문제제기가 있기 전에는 "대동아전쟁"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러나 사실 문제는 소스 자체가 너무나 없다는 점이다.


4) 소스 자체가 없는 것이 문제다!
사실 이렇게까지 소스가 없는 것은 상당한 문제이다.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나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 모임도 유일하게 해당 일을 적은 중국블로거도 2009 한국 Show case 상하이 스타콘서트의 표를 얻기 위해서 갔던 것[각주:2]이다. 

전에 중국인과 먼 中 한국문화원을 갔다와서.을 통해서 이야기하였다 싶이, 한국문화원은 기본적으로 자기들만의 리그이다. 사람들이 쉽게 가기 어려운 지역에서 몇몇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중국인들도 그렇고, 한국인들도 별로 문화원에 접근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과거 북경대학교에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방문했을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한국어이든 중국어이든 관련된 소스가 없는 것이다.

유인촌 장관님은 전체적인 시선에서 해외의 한국문화원들을 접근성이 뛰어난 곳으로 옮길 것을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본인은 동원된 사람들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50명도 안되는 사람들이 갔으리라 생각한다. (해당 행사의 참가자수는 100여명이었다고 한다)


5) 기타
5.1. 우호적인 반응의 중국블로거???
위의 링크의 중국블로거의 글을 보면 상당히 좋은 평가이다. 그러나 상황에 대한 분석이 조금 더 들어가야된다. 제목부터가 "처음으로 고위급인사를 만났다"이며, "중국으로 따지면 문화부장"이라는 발언은 중국의 상황과 비교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유인촌 장관의 열정적이며 성의있는 대답도 한 몫을 했지만, 그것은 매우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중국의 고위공무원과의 비교을 통해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5.2. 통역이 "대동아전쟁"을 완화된 표현으로 했을 가능성?
통역은 기본적으로 원래의 뜻에 가장 가깝게 하는 것이 정상이다. 물론 욕설 수준의 이야기라면 당연히 순화시켜야 하겠지만, 그 이하의 단어선택은 최대한 원문을 존중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의 적정선은 개인의 통역사들에게 있으므로 어떻게 단정하기 어렵다.

단지 실전 통역에서는 정신이 없어서 사실 별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통역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과정에서는 최고급 통역사가 아닌바에야 "대동아전쟁"과 같은 말을 그냥 기계적으로 통역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통역사의 실력을 모르며, 통역사의 통역 원칙도 모르며, 설령 대동아전쟁이라고 그대로 통역했더라도 그것을 문제성을 알아들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 현재 대부분 사람들의 역사지식 수준을 생각하면 의심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어도 그것을 인터넷에 올리지 않았다면 알 수 없다. 이러한 이유들로 통역을 통해서 대동아전쟁 발언 유무를 추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5.3. 개인적으로 웃겼던 부분.
개인적으로 유인촌 장관의 상하이 관련 기사에서 웃겼던 것은 다른 것이었다. 그 당시 신나게 공유해 볼까 하다가 귀찮음에 넘겼는데 마침 유인촌 관련 글을 쓰니 이 기회에 언급해보도록 하겠다.

유 장관은 “관심있는 분야와 전문가를 찾아 많은 대화를 나누다보면 재미도 있고 한국어 실력도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중국어는 4성이 있지만 한국말은 고(高)ㆍ저(低)ㆍ장(長)ㆍ단(短)ㆍ강(强)ㆍ약(弱)ㆍ완(緩)ㆍ급(急) 등 8가지 변화를 통해 의미가 전달되기 때문에 이 점을 잘 알면 한국어 학습이 더 재미있다”고 소개했다. -- 유인촌 장관, 중국 젊은이들에 인기 폭발

무엇이 웃기냐고? 중국말에도 고,저,장,단,강,약,완,급이 있다. 아니 세상의 사실상 모든 언어에는 고,저,장,단,강,약,완,급이 있다. 그리고 이 8가지 변화를 통해 의미를 전달한다. 그런데 마치 한국어에만 해당 말이 있다고 하는 것에서 저 분이 과연 방송인 출신이 맞는걸까라는 심각한 의심과 함께 분명 다른 외국어는 못하시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른 일로 바빠서 천천히 준비하고 있는 "길바닥 중국어"의 처음도 마침 저 8가지 변화였다는 것이 더 웃겼다. 욕으로 시작해서 "씨발!!"이라고 할 때 교과서처럼 읽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살려주는 것이다. 욕처럼 일상의 회화에서도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이 어떤 언어에서든 초급에서 중고급으로 가는 핵심이건만....-_



.....오늘도 멍~~~~~ 합니다. 멍멍멍~~~~
만두님처럼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방명록을 통해서 물어보셔요. ~.~

  1. 자유문답시간을 많이 둔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 [본문으로]
  2. 大家将有机会赢得2009年韩国show case上海群星演唱会的门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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