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문학 - 아카이브와 인문학 연구의 통섭

디지털 인문학 - 아카이브와 인문학 연구의 통섭[각주:1]

김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 교수

1. 나의 아카이브, 나의 인문학

“당신이 의식하고 있든 아니든, 당신의 집에는 당신의 아카이브가 있습니다. 
서재의 캐비넷 속 파일, 지하실에 내려 놓은 상자, 다락에 올려 둔 궤짝 ……. 
가족의 생활사에 관한 의미 있는 기록물을 담아놓은 이것들은 바로 당신 개인의 아카이브입니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소(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 글을 디지털 인문학 수업 시간에 자주 인용하곤 한다. ‘디지털’이나 ‘인문학’이란 단어가 들어 있지 않은 이 말을 ‘디지털 인문학’의 화두로 삼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의 집’이 곧 ‘나의 아카이브’일 수 있다는 이 생각을 좀 더 발전시켜 보기로 하자. 부모님이 남기신 빛바랜 사진첩, 나의 초등학교 졸업장, 가족과 함께 갔던 여행지의 관광안내지도와 기념품……. 남의 눈에는 하찮게 보이겠지만 나에게는 의미 있는 가족사의 기록이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버리지 않고 상자에 넣어 보관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는 ‘나의 아카이브’의 콘텐트를 선별하여 수집하고 보존하는 아키비스트(archivist)이다.

때로는 어릴 적 기억을 상기시키는 사진이나 물건을 상자 속에서 꺼내 거실 벽에 걸어두거나 창틀 위에 올려놓기도 한다. 언제부턴가 우리 집의 이곳저곳은 내 가족사의 이런저런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이 점에서 보면 나는 이 작은 갤러리, 또는 뮤지엄의 전시 기획을 담당하는 큐레이터(curator)이기도 하다.

상자 속의 물건을 꺼내어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이려 할 때마다 내가 하는 일은 먼지를 털고 찢어진 곳을 손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60년 전, 어머니의 소녀 시절 사진 속의 목조 건물이 어느 곳인지, 30년 전, 갓난아이였던 아들을 안고 찾았던 강릉의 고가가 어떤 역사를 안고 있었던 곳인지 알아보려는 욕구가 일어나고, 그것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실마리를 인터넷에서 찾기 시작한다. 이 순간에는 나도 학구적 관심사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인문학 연구자(researcher)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소장품의 다양함이나 그것에 관한 지식의 깊이는 논외로 하자. ‘나의 집’이 곧 ‘나의 아카이브’일 수 있다면, 그 영역의 주인인 우리 개개인은 모두 기록관리자이자 전시기획자이며, 인문학연구자일 수 있다. 그 세 가지 역할을 따로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하는 것이다. 삶의 흔적을 소중히 간직하고, 그것에 대해 더 많이 더 바르게 알려고 하고, 그렇게 해서 얻어진 것들을 가족이나 이웃과 공유하면서 즐거움을 찾는 것은 사실상 기능적으로 분리할 필요가 없는 한 가지 일이다.

‘나의 아카이브’라는 한정된 영역에서는 아카이빙과 큐레이션, 그리고 인문학 탐구가 하나로 연결되는 이러한 경지가 낯선 모습이 아니다. 미래의 인문학은 이와 유사한 통섭이 한 개인이나 집안의 범위를 넘어서서 지역사회나 국가와 같이 보다 넓은 영역에서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 전문성의 추구라는 이유로 분과 학문 사이의 벽을 높여 온 아날로그적 세계에서는 이러한 소통이 용이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번의 클릭으로 기관, 지역, 전공의 경계를 넘을 수 있는 디지털 세계에서는, 그것이 어디에 있든 문맥이 통하는 모든 것의 합종·연횡이 가능하리라는 이상이 우리로 하여금 미래의 다학문적 통섭을 꿈꾸게 한다. 그러한 이유에서, 디지털 환경에서 소통하고 통섭하는 미래의 인문학을 ‘디지털 인문학’이라고 한다.

2. 디지털 인문학의 함의

디지털 인문학(digital humanities)은 디지털 환경(digital environment)에서 수행하는 인문학 연구와 교육, 그리고 그 연구와 교육의 성과를 우리 사회에 확산시키는 활용 노력 등을 포함하는 말이다. 2008년 미국의 인문학재단(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 NEH)이 디지털 인문학 지원단(Office of Digital Humanities)을 설치하고 각 대학의 디지털 인문학 연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디지털 인문학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대학의 새로운 관심사로 부상하였다. 한국의 인문학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수년 사이 디지털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인문학은 단순히 인문학 자료를 디지털화 하거나, 연구 결과물을 디지털 형태로 간행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보 기술의 환경에서 보다 창조적인 인문학 활동을 전개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디지털 매체를 통해 소통시킴으로써 보다 혁신적으로 인문 지식의 재생산을 촉진하는 노력이 디지털 인문학이다.

디지털 인문학이라는 말이 학계와 교육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기 전에도 인문 분야의 연구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학자들의 연구의 편의를 돕는다든지, 전자책을 만들어서 교육 교재로 활용하는 일이 적지 않게 이루어져 왔다. ‘인문학 자료 전산화’라고 했던 이러한 유의 일들과 오늘날 ‘디지털 인문학’이라고 부르는 것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하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도 할 수 있는 그 두 가지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누가 하느냐’이다.

‘인문학 자료 전산화’는 정보처리 기술을 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인문학 연구자와 교육자, 피교육자들을 위해 인문학 자료를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하는 것을 위주로 하였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자료 이용의 편의성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에 반해, ‘디지털 인문학’은 인문학 연구자와 교사, 학생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자기주도적으로 연구와 교육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활용을 통해 예전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새로운 연구·교육 성과를 도출하고 이로써 인문학의 사회적 기여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 디지털 아카이브, 디지털 큐레이션

‘디지털 아카이브’는 디지털 기술을 도구로 삼아 전통적인 아카이브 기능을 효율화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분과학문의 벽을 넘어서서 폭넓은 지식의 문맥을 이루어내는 것이 디지털 인문학의 관심사이듯이, 디지털 아카이브의 새로운 과제는 아카이브의 실물 자료 하나 하나가 인류, 국가, 지역, 조직의 문화에 관한 지식의 문맥(context) 속에서 하나의 노드(node)로 기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디지털 인문학의 세계에서는 인문학 연구실과 아카이브가 별개의 분리된 영역일 수 없다. 인문학 연구실의 연구자가 인문 지식을 탐구할 때, 그 지식의 근거가 되는 원천 자료를 아카이브에서 바로 참조할 수 있고, 아카이브의 큐레이터는 실물 자료 하나 하나에 대해 그것이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어떠한 문맥 속에서 의미를 갖는 것인지, 인문학 지식과의 연계를 통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실현하는 융합연구가 ‘디지털 큐레이션’이고, 그러한 융합연구의 현장이자 그 성과를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체계의 중심이 ‘디지털 아카이브’이다.

2009년 미국에서 디지털 인문학의 필요성을 인식한 일군의 인문학자들이 디지털 인문학 선언(The Digital Humanities Manifesto)을 발표했다. 그 선언문 속에는 연구실과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던 인문학 연구와 교육이 박물관, 아카이브를 무대로 하는 큐레이션과 하나로 융합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대학의 인문학 연구가 이론 탐구를 위주로 하고, 그 이론의 증거가 되는 실물 자료를 수집, 보존, 정리, 전시하는 아카이브와 박물관의 기능을 부차적인 것으로 인식해 온 것을 비판하고, 미래의 인문학은 실물 자료가 있는 현장이 곧 인문학의 연구 무대가 되어야 함을 주장한 것이다.

아카이빙이나 큐레이션, 그리고 인문학 제분과의 학술 연구가 각기 다른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러한 주장이 낯설고 무리한 것으로 여길 수 있다. 디지털 인문학 선언의 취지는 그 특화된 전문성을 외면하려는 것이 아니라, 각 영역 사이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대학과 아카이브, 박물관이 각기 다른 물리적 공간에 독립적인 기관으로 존재하는 아날로그 세계에서는 각각의 기관에 종사하는 교수, 연구원, 기록관리사, 학예연구사들이 각기 다른 부류의 전문가들이었고, 자료의 열람이나 연구 참여도 각각의 기관이 정한 규정을 따라야 하는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대학의 연구실도, 아카이브의 수장고도, 박물관의 전시실도 디지털 공간으로 옮겨간 상황에서는 새로운 협업의 패러다임이 요청되지 않을 수 없다.

아날로그 세계에서는 대학의 강의실에서 고조선 시대에 대한 강의를 듣는 것과 박물관의 청동기/고조선실을 관람하는 것이 다른 일이었다. 디지털 세계의 가상공간에서는 그것이 별 개의 두 가지 일일 필요가 없다.

이론과 증거 자료를 하나의 디지털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상호참조하는 디지털 강의실(=디지털 연구실=디지털 전시실=디지털 아카이브)은 디지털 인문학 교육의 청사진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것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만으로 성취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아날로그 세계에서 다른 공간, 다른 전문 분야에 속했기 때문에 고립되고 소통하지 못했던 지식과 자료들을 디지털 세계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인문지식의 디지털 큐레이션(Digital Curation of Humanities Knowledge)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과제는 디지털 기술 전문가가 대신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지식과 자료에 대한 식견이 있고, 그것을 탐구할 학술적 동기가 있는 인문학 연구자들이 주체가 되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점에서 현재의 디지털 인문학 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미래의 인문학 연구자들에게 디지털 시대의 통섭적 패러다임에 대한 안목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갖게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의 인문학자는 인문학 연구자(researchers of humanities disciplines)이면서, 아키비스트(archivists)이자 큐레이터(curators)가 될 것이다. 미래 인문학을 준비하는 현재의 디지털 인문학은 역사, 문학, 철학 등 인문학 제분야의 지식이 보다 용이하게 아카이브의 실물(archival objects)에 다가갈 수 있게 하는 디지털 큐레이션 연구와 인문지식 큐레이터의 육성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림1 : 디지털 큐레이션 연구 사례 :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고문서 내용 분석 및 시각화 -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고문서 디지털 아카이브



그림2 : 디지털 큐레이션 교육 사례 : 민족기록화 가상 미술관 - 한국문화/예술 자료와 한국학 지식이 만나는 디지털 전시 공간의 구현


  1. 본 내용은 기록인(IN) 36호 (국가기록원, 2016. 가을.) 을 통하여 종이출판되었고, http://kadhlab103.com/wiki/index.php/%EB%94%94%EC%A7%80%ED%84%B8_%EC%9D%B8%EB%AC%B8%ED%95%99_-_%EC%95%84%EC%B9%B4%EC%9D%B4%EB%B8%8C%EC%99%80_%EC%9D%B8%EB%AC%B8%ED%95%99_%EC%97%B0%EA%B5%AC%EC%9D%98_%ED%86%B5%EC%84%AD 을 통하여 웹출판되었다. [본문으로]



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 김현 교수님이 아주대학교 "2014 디지털 휴머니티 국제 심포지엄(2014.12.05)"에서 발표한 "한국의 디지털 인문학 -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입니다. 


한국의 디지털인문학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한국의 디지털인문학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고 미래를 내다보는데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또한 모든 연구에서 과거에 대한 탐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나중에 정식 논문으로 나오면 저부터가 많이 사용할 듯 합니다. 


다만 연구사적인 정리가 아니라, 정책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정리이기에 추후 연구 저술을 중심으로 한 정리가 필요할듯 합니다[각주:1].





한국의디지털인문학(아주대-20141205).pptx





  1. 머..아마 제가 할것 같기도 하고..아닐듯 하기도 하고..머..--;;; 연구사 정리가 보기는 간단하지만 하는 것은 그것만한 삽질이 없는지라... [본문으로]



September 15,1994


Dr.Hyeon Kim 

Seoul Systems Co., Ltd.

SSC Building 4

213-5 Nonhyon-dong, 1

Kangnam-gu,

Seoul 135, Korea

Dear Dr. Kim:


It has been fully twenty-one months since we met in Seoul at the offices of the Seoul Systems Company. At that time I was deeply moved, truly, by the warmth of the welcome Chairman Lee and you extended to Professor Song and myself. And we both were immensely gratified to receive your generous offer to undertake the arduous task of making the data files of our Munkwa Project ready for scholarly analysis and publication. Reflecting back on that moment, then, there is no way I can explain, even to myself, why and how it happened that it has taken so long for me to take the first essential step toward achieving the goals for the Munkwa Project we discussed on that occasion. That "first essential step,” of course, required me to prepare and send to you the full range of computer data necessary for you to re-create the Munkwa Project within the appropriate operating mode available to you at Seoul Systems. And, now at last, I can report to you that I am able to begin to honor this commitment.




전체 파일 : 


19940915_방목_와그너to김현.pdf





1994년 하버드대학교 와그너 교수님이 조선 문과방목의 전산화을 위하여 당시 서울시스템에 있던 김현 교수님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당시의 문과방목의 전산화 과정과 그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 및 해결에 대한 실마리들이 메일에 쓰여져 있습니다. 한국의 디지털인문학 역사를 쓴다면 반드시 등장하게 될 중요 사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를 제공해주신 김현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주 제: 인문학 정보란 무엇인가? - 기록관리의 가치에 대한 음미와 함께

○ 발표자: 김현(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 일 시 : 2014년 09월 26일 금요일 오후 7시 

○ 장 소: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교수회관 강연실




바로 : 기록학은 지금까지 기록의 이름으로 수 많은 정보를 다루어왔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기록관리학의 대부분의 논문은 실무지향보다는 개념지향으로 가는 경향이 보인다. 또한 실무에 관련된 논문도 현대 기록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김현 교수님은 아마도 기록학을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확장시킬 수 있는 개념과 방법론에 대해서 이야기하시지 않을까 싶다. 






김현_디지털인문학(20140822).pptx




바로 : 디지털인문학이 떠오르고 있다. 그 동안 디지털을 활용하여 인문학의 상업성을 강조해 온 문화콘텐츠는 기회이자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문화콘텐츠 10년. 젊은 신진들은 학문적으로 인정 받는 것도 아니고, 확실히 일자리가 보장되는 상업성이 있는 것도 아닌 문화콘텐츠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어 있다. 


김현은 디지털인문학을 통한 취직자리로 디지털문맹을 퇴치하기 위한 교육 인력의 양성을 제안하고 있다. 한국의 최대 시장이 교육 시장인 점을 생각하면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다만 김현이 제시한 디지털인문학은 분명 인문학자를 직접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럼 문화콘텐츠의 역할은 무엇인가?! 아무리 인문학자들이 디지털인문학에 접근을 해도 기본적인 방법론을 익히는 수준일 것이다.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고, 방법론을 교수하는 역할이 기존 문화콘텐츠가 할 수 있는 역할이다. 만약 문화콘텐츠가 하지 않으면?! 문화콘텐츠는 지금과 같은 애매한 지점에서 계속 애매하게 있게 될 것이고, 새로운 학과나 세력이 등장할 것이다. 디지털인문학은 시대의 요구이기 때문이다. 





본 내용은 [디지털인문학/DH_News] - 디지털인문학과 문화콘텐츠 1차 포럼 - 인문콘텐츠학회에서 김현 교수가 발표한 "디지털인문학의 개념과 현황"에서 핵심사항이었던 미국 NEH의 디지털인문학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 설명한 글이다. 어디까지나 본인의 해석이기에 김현 교수의 뜻과는 상이한 내용이 있을 수도 있다.



미국인문학재단(NEH, 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은 2006년 디지털인문학 계획(Digital humanities Initiative)을 시작하며 디지털인문학에 관심을 보였다. 강력한 학계의 호응과 더불어 2년만인 2008년에 디지털인문학단(ODH, The Office of Digital Humanities)로 승격시키며 디지털인문학에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게 된다.


그럼 구체적으로 NEH는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인문학을 지원하고 있을까? 

현재 ODH의 주요 프로젝트는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Digital Humanities Start-Up Grants (디지털인문학 프로젝트 초기 조성 지원) 

1년의 시간동안 $30,000~$60,000(3천만원~6천원만)의 자금으로 디지털인문학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초기 토대를 마련하도록 하는 지원금이다. 디지털인문학은 인문학자들에게 비교적 생소한 디지털인문학 방법론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인문학 연구방법에 의거한 프로젝트 수행은 이론, 설계, 장비 등의 다양한 준비과정을 수반하게 된다. 

예를 들어서 디지털 영문 조선왕조실록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영문 조선왕조실록의 특성을 분석하여야 한다. 그 다음 영문 조선왕조실록의 특성에 합당한 온톨로지 설계 혹은 XML 설계 혹은 RDB 설계 작업을 수행하여야 한다. 또한 영문 조선왕조실록 사전 작업 수행을 도와줄 디지털 편찬툴도 제작하여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프로젝트 수행 1차년도에 영문번역과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제대로 된 분석과 설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기존의 종이매체 방식으로 우선 작업을 하고, 나중에 디지털 방식으로 재작업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초기 조성 지원은 향후 5년 이상의 장기 디지털인문학 프로젝트에 대해서 토대를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정책결정자의 입장에서는 1년 동안의 토대구축 과정을 검증함으로써 문제 있는 장기 프로젝트 수행에 의한 지원금 누수를 막을 수 있다. 




2) Digital Humanities Implementation Grants (디지털 인문학 프로젝트 실행 지원)
1년에 $300,000(3억원)정도의 예산으로 디지털인문학 프로젝트 초기 조성지원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거나, 이미 초기 조성 지원이 필요 없는 수준의 성공적인 성과를 보인 프로젝트에 대하여 지원해주는 지원금이다.

예를 들어서 2013년 지원금에 선정된 Extending WorldMap to Make It Easier  for Humanists and Others to Find, Use, and Publish Geospatial Information은  하버드 대학교의 피터볼 교수에 의해서 이미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오픈형 인문지리정보시스템(GIS) WorldMap이다. Networks in History: Data-driven tools for analyzing relationships across time 역시 스탠포드 대학교에 의해서 이미 기본적인 방법론을 적용하였던 유럽의 편지공화국 네트워크 분석 시각화 프로젝트이다. 




3) Institute for Advanced Topics in the Digital Humanities (디지털 인문학 연구 센터 지원)
$200,000(2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디지털인문학 방법론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지원금이다. 디지털인문학은 새로운 방법론이다. 아무리 뛰어난 인문학자라도 처음 접하는 방법론을 어떠한 교육 없이 독학으로만 디지털인문학 방법론을 익히기란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서 "Another Week | Another Tool - A Digital Humanities Barnraising"은 12명의 인문학자를 대상으로 디지털인문학 방법론에 대한 개론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이다.  "Doing Digital History: An Institute for Mid-Career American Historians"은 2주간 25명의 중견 역사학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역사학 연구방법론과 교수방법론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Humanities Heritage 3D Visualization: Theory and Practice"은 인문학자 20명을 대상으로 문화유산의 3D시각화 방법론과 실무를 수행해보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태동기인 디지털인문학에서 디지털인문학의 방법론에 대한 교육은 디지털인문학 프로젝트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렇기에 프로젝트 실행 지원금에 버금가는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4) Digging Into Data Challenge (인문학 빅 데이터 분석 과제)
$120,000(1억2천원) 정도의 예산으로 기존의 인문학데이터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지원금이다. 빅데이터 분석은 정보공학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정보공학에서조차 기술보다는 인문학적 분석능력이 중요하다고 할 정도로 기술만큼이나 인문학적인 식견과 분석이 필요한 영역이다. 특히 인문학 빅데이터를 대상으로 하게 되면 해당 데이터에 정통한 인문학자의 분석력은 필수 중에 필수이다.

예를 들어서 "Resurrecting Early Christian Lives: Digging in Papyri in a Digital Age"는 파피루스에 쓰여진 초기 크리스챤의 삶에 대해서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해당 시대적 배경과 초기 크리스챤에 대한 제반지식 없이는 빅데이터 분석은 고사하고 연구 자체의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Digging Archaeology Data: Image Search and Markup (DADAISM)"은 고고학 데이터를 이용하여 고고학 이미지와 마크업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만약 고고학 자료의 특성과 고고학 이론을 모른다면 연구를 진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한국도 IMF의 탈출전략으로 인문학의 디지털화를 추구하였고[각주:1], 수 많은 인문학 빅데이터가 축적이 되어 있는 상태이다. 만약 축적된 인문학 데이터를 정보공학자들에게 맡기게 된다면, 제대로 된 분석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디까지나 인문학자가 참여해야되는 영역이다. 



5) 해외 협력 프로그램(독일)
핵심이 아니라서 발표에서는 생략되어 있지만, 디지털인문학 프로젝트에는 독일과의 해외협력 프로그램이 있다. 해당 해외협력 프로그램은 국제적으로 진행되며, 상호 연구자 교환 수준의 강도 높은 상호 교류가 요구된다[각주:2]



6) 단순한 디지털화는 NEH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발표현장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단순한 디지털화는 NEH 지원대상이 될 수 없다. 단순한 디지털화란 디지털인문학의 방법론을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고문이나 출판된 문헌을 디지털화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이런 디지털화는 종이매체의 한계에 매몰될 뿐이기에 NEH는 디지털화에 대한 지원을 명확하게 금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NEH의 디지털인문학 지원프로그램은 그대로 한국에 이식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굳이 뽑자면, 3) Institute for Advanced Topics in the Digital Humanities (디지털 인문학 연구 센터 지원)이 될 것이다. 디지털인문학의 핵심은 인문학자가 스스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해서 인문학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문학자가 디지털 도구의 사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아니! 필수적으로 익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지털인문학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1. 이런 데이터 중에서 전체적으로 쓰레기 데이터가 훨씬 더 많지만....일단 여기서 중요한 내용은 아니니까...패스!! [본문으로]
  2. 추후 미국과 한국의 디지털인문학 협력 프로젝트가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행복할까?!-0- [본문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인문콘텐츠학회에서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디지털인문학과 한국에서 발생한 문화콘텐츠와의 상관관계를 고찰하고, 그에 입각하여 인문학의 적절한 산학협력 연계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7, 8, 9월 세 차례 포럼을 준비중입니다. 먼저 이번 7월 포럼에서는 각 주제별 기초점검의 의미로 다음과 같이 세미나가 개최되오니 많은 참석바랍니다.


특히 한국연구재단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결과에 따라 내년부터 연구프로젝트 및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위의 주제들은 사실상 어느 단체보다도 인문콘텐츠학회에서 수행해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는 점에서, 학회의 중견 및 신진학자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이 연구주제가 학회의 새로운 10년의 도약에 있어서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인사말 : 박경하(중앙대, 인문콘텐츠학회 회장)

사회 : 김기덕(건국대)

 

발표 1 : 디지털인문학의 개념과 현황 (김현: 한국학중앙연구원)

토론 1 김성도(고려대학교)

토론 2 신광철(한신대학교)

토론 3 박치완(한국외대)


발표 2 : 인문학 산학협력 연계 방안 (유동환: 건국대)

토론 1 이돈룡(전 엠포디대표)

토론 2 박기수(한양대학교)

토론 3 김희경(성균관대)

토론 4 박성미(DK미디어대표)


장소 : 건국대 문과대학 교수동 401

일시 : 201473() 오후 530- 730

후원 : 건국대학교 BK21플러스사업단

장소 문의 : 김태룡(010-3792-2461)

 

* 포럼시 간단한 간식이 제공되며, 회의 후 전체 회식이 있습니다.



바로 : 저도 참석합니다. 요즘 여기저기에서 "디지털인문학"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포럼의 섹션으로 "디지털인문학"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더군요. 진짜?! "디지털인문학"을 알고 싶으시다면 참석은 필수입니다~~

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과 필수교육과정인 김현 교수님의 "전자문서와 하이퍼텍스트" 강의자료 중에서 "전자문서 편찬 실습"부분 입니다. 디지털 인문학에서 데이터 수집-정리의 기본이 되는 XML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과 디지털 인문학의 방향성과 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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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과 필수교육과정인 김현 교수님의 "전자문서와 하이퍼텍스트" 강의자료 중에서 "INTERNET과 www"부분 입니다. 디지털 인문학에서 데이터 수집-정리의 기본이 되는 XML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과 디지털 인문학의 방향성과 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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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과 김현 교수님의 "디지털 인문학 데이터베이스 개론"입니다. 디지털 인문학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데이터베이스 내용 중에서도 핵심만을 압축해놓은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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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과 김현 교수님의 "정부 3.0과 공공데이터 개방전략" 입니다.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정부 3.0의 핵심인 공공데이터에 대해서 설명하고, 인문학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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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과 김현 교수님의 "문화유산 오픈 아카이브 구현을 위한 데이터 모델 - 유로피아나 데이터 모델과 응용 사례- 발표자료입니다. 문화유산 오픈 아키이브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서 서술하기 위하여 공공데이터 정책에 대해서 논한 이후에 구체적인 아카이브 구축 방향을 유로피아나 데이터 모델을 활용해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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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과 김현 교수님의 2014년 1학기 "전자문서" 수업 중 "디지털 인문학 개론"에 대한 파워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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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지털 인문학의 선두주자 한국학중앙연구원 김현 교수님은 현재 인터넷으로 서비스가 되고 있는 "조선왕조실록"을 만든 이후 "조선왕조실록"을 소개하며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사용한 "코끼리"예시가 있다.

태종 11년(1411년) 일본 국왕으로 부터 진상되어 조선에 최초로 들어온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에 1411년부터 1421년까지 6편의 단편적인 이야기만을 전하고 있다. 어떤 조선시대 전문가도 우선 코끼리의 존재에 대한 기록들이 나온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어렵고, 설령 코끼리의 존재에 대한 기록들을 알더라도 방대한 조선왕조실록 곳곳에 흩어져 있는 이상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여야 코끼리의 조선 생활을 추적할 수 있다.


디지털 인문학은 기존의 인문학자들에게 방대한 자료에 대한 검색능력은 분명히 인정받고 있다. 인문학 연구를 진행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이해하겠지만, 필요한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하는 시간보다, 필요한 자료를 찾으러 노력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는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인문학의 성과는 자료를 찾는 시간낭비[각주:1]를 대폭적으로 감소해주었다.



그러나 디지털 인문학의 강점과 능력이 검색능력일 뿐일까?


디지털 인문학의 진정한 강점은 디지털화를 통해서 인간은 흉내내지 못하는 컴퓨터의 빠른 연산 속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검색능력은 컴퓨터의 빠른 연산 속도의 단편에 불과하다. 컴퓨터의 놀라운 연산 능력과 인간의 직관적인 분석능력이 협력을 하면 그 동안 감히 시도해볼 생각도 하지 못하는 일들이 가능하다.


우리는 컴퓨터와 인간의 협력모델을 현재 기업영역에서 사용되는 고객 관계 관리 체계에서 살펴볼 수 있다. 고객 관계 관리 체계(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CRM)는 소비자들을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고 이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한 경영방식이다. 그리고 현재 CRM에서 가장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동안의 고객자료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바로 "빅데이터"와 "데이터 마이닝"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인문학은 이미 수 천년간 쌓여온 "빅데이터"와 그 동안 발전시킨 "데이터 마이닝"기술을 이미 가지고 있다. 사실 데이터 마이닝의 본질은 기존의 인문학 연구방법과 다르지 않다. 다만 그 동안 한명의 개인으로서는 평생에 걸쳐서 해야될 작업을 컴퓨터가 1분도 안되는 시간에 완성을 해준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인문학이 배워야할 것은 컴퓨터와 협력하여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컴퓨터와 협력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냐고?


"인물관계망"이라는 것을 들어보았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혈연, 지연, 학연 및 온갖 방식의 인맥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여러 인물들간의 관계에 대해서 조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인문학 연구자들이 더욱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컴퓨터와의 협력은 한국 역사에서 출현하는 모든 인물들의 상호관계에 대해서 분석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물론 인문학 연구자들도 정사와 족보 및 서찰의 왕래등의 온갖 정보를 취합하여 1~2명을 중심으로 하는 "인물관계망"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일까? 컴퓨터는 10초미만의 시간으로 여러분들에게 1~2명이 아닌 모든 인물에 대한 인물관계망을 제시해줄 수 있다.


심지어 인문학 연구자들도 시간과 재력의 한계로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조사범위까지 무한정 확장해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우리는 같은 관청의 같은 부서에서 일한 사람들은 최소한 서로가 서로를 안다고 추론적으로 가정할 수 있다. 서로간의 관계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알고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런 관계까지 조사하는 것은 모든 임명장을 비롯한 "잡다한 자료"을 모두 모아서 분석해야된다는 의미이기에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지점이다. 그런데 컴퓨터는 여유롭게 이런 것들을 처리할 수 있다.



컴퓨터는 절대적이 아니야!


맞다. 컴퓨터는 절대적이지 않다. 컴퓨터는 인간의 분석능력을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반대로 인간은 컴퓨터의 계산능력을 따라갈 수 없다. 석사까지 역사학을 연구했던 본인도 모아놓은 자료들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논리의 끈으로서 이들을 묶어나가며 희열에 가득차고는 했다.


자료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논리로 연결하는 행위는 컴퓨터는 손대지 못할 영역이다. 그러나 자료를 찾고, 자료를 처리하는 작업은 인문학 연구의 본질도 아닌 "지식 노가다"행위에 가깝다. 왜 굳이 쓸모 없는 시간 낭비를 하려고 하는가? 우리의 사랑스런 컴퓨터에게 짐을 넘겨주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위대한 일에만 집중을 하자.




  1. 사실 단순한 시간낭비만은 아니다. 특히 처음 연구방법에 대해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자료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되며,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자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문제는 몇 십년간 연구한 학자들도 열심히 자료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본문으로]

R을 통해서 단일 논문에서 자주 출현하는 키워드를 클라우드로 구현해보았다. 대상 논문은 김현교수님의 "디지털 인문학:인문학과 문화콘텐츠의 상생 구도에 관한 구상[각주:1]"으로 하였다. 만약 어떤 문장에서 자주 출현하는 단어들과 그 빈도수를 시각화하고 싶다면 괜찮은 방법으로 생각된다. 






김현 교수님의 "디지털 인문학:인문학과 문화콘텐츠의 상생 구도에 관한 구상"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인문학"과 "디지털"이 가장 많이 출현하였다. 특히 인문학의 기본에 디지털을 추가한다는 개념과도 같게 "인문학"은 물론이고 "인문"도 자주 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뒤를 "지식"이 따라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제목에 출현한 "문화콘텐츠"보다 "인문콘텐츠"의 출현빈도가 더욱 많다는 것이다. "인문콘텐츠"을 강조하고 싶으셨나 보다.


그 뒤를 따르고 있는 단어들은 대부분이 "연구"나 "인력" 혹은 "교육" 및 "육성"등이 자치하고 있다. 이는 본 논문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앞으로 디지털 인문학이 발전하기 위하여 후학들을 어떻게 교육시키고 육성할 것인가에 맞추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 모든 명령어의 세부 내용이 궁금할 때에는 "?file"혹은 "??file"의 형식으로 입력하면 상세한 설명이 당신의 눈앞에 펼쳐진다. 물론 영어 압박이다. 하지만...이쪽 바닥이 원래 꼬브랑말을 할 수 밖에 없다. ~.~;;

# 중간중간 실행결과를 "dh.lines"처럼 입력해서 구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어떻게 변환됐는지 알 수 있다.

# 본 내용에서는 다음과 같은 팩키지를 사용하게 된다. "KoNLP"는 한글에 관한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package)의 기본이며 필수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RColorBrewer"는 시각화시의 색 관련 사항이다. 아름다운 시각화에 관심이 없으면 무시해도 좋다. "wordcloud"는 단어들을 크라우드로 변환해주는 package이다.

# 패키지를 설치한다.

install.packages("KoNLP")
install.packages("RColorBrewer")
install.packages("wordcloud")

# 패키지를 로딩한다.

library(KoNLP)
library(RColorBrewer)
library(wordcloud)

# 한글처리의 경우 "UTF-8"코드로"txt"형식으로 저장이 기본이다.

dh <- file("c:/rtext/dh.txt", encoding="UTF-8")

# 불러온 text에 라인을 넣어주어야 한다.

dh.lines <- readLines(dh)

# 세종단어집을 불러온다. 그런데 세종단어집은 완전하지 않다.

useSejongDic()

# 그래서 "dh.lines"을 실행해서 세종단어집에 포함되지 않은 아래 단어들을 적당히 추가시켰다. 참고로 단어집에 포함되지 않은 단어들은 조사와 붙어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mergeUserDic(data.frame(c("문화콘텐츠","인문콘텐츠","스토리텔링","코디네이터","콘텐츠"), c("ncn")))

# 이제 라인으로 구획된 text에서 단어만을 추출해준다.

dh.nouns <- sapply(dh.lines, extractNoun, USE.NAMES=F)

# 이제 각각의 단어들이 몇 회 출현하였는지 숫자를 센다. 사실 데이터만으로는 "dh.wordcount"만으로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남은 건 가시화다.

dh.wordcount <- table(unlist(dh.nouns))

# 예쁘게 꾸미기 옵션이다. 세팅을 바꾸어가면서 색의 변화을 즐겨보자. 본인은 취미 없다.

pal <- brewer.pal(12,"Set3")
pal <- pal[-c(1:2)]

# 이제 실제로 가시화를 한다. 랜덤으로 해놓고 몇 번 실행하면서 마음에 드는 것을 적당히 골라도 되고, 처음부터 철저하게 원하는대로 나오도록 세팅해도 된다. 본인은 렌덤이다.

wordcloud(names(dh.wordcount),freq=dh.wordcount,scale=c(6,0.3),min.freq=10,
          random.order=T,rot.per=.1,colors=pal)


  1. ...본인의 글이 아니어서 함부로 전문을 올리기가 힘들다. 각자 알아서 적당한 소설이나 논문을 대상으로 해보도록-0-;;; [본문으로]

인문콘텐츠학이 디지털 인문학을 수용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제 본격적으로 배출되기 시작한 문화콘텐츠학 전공자들의 일부가 인문정보기술의 운용 능력을 갖춘 지식 코디네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부가 아니라 일부라고 하는 이유는 이곳에서도 분업과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화콘텐츠학 전공자 중에는 인문학보다는 문화산업의 현장 쪽에 더 가깝게 다가가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그 방향에서 요구하는 기획-제작-마케팅의 능력을 배양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한편 인문학 지식으로부터 문화상품의 자원을 끌어내는 일에 관심을 둔 사람들은 인문지식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뿐 아니라 그곳에서 생산되는 지식을 디지털 콘텐츠로 조직화하는 정보 처리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들이 바로 순수 인문학 연구자와 문화산업 종사자 사이에서 인문 지식의 소통과 응용을 가능케 하는 지식 코디네이터들이다. 인문지식 코디네이터의 위상을 그림으로 그려본다면 그들의 한 쪽 옆에는 순수 인문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있고 다른 쪽에는 문화산업 종사자들이 있는 그림이 될 것이다.  문화산업계의 동향을 살펴 그곳에서의 인문지식 수요를 파악하는 한편, 인문학 연구자들을 도와 응용 가치가 있는 지식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지식 코디네이터의 역할이다. 




  대학의 문화콘텐츠학과에서 인문지식 코디네이터를 육성하기 위한 정보 기술 교육은 어떻게 시행되어야 할까? 이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갖춘 교수 인력과 적정한 교육 설비의 확보, 그리고 검증된 교수법과 교과과정의 도입 등 교육 인프라를 갖추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대학에서 단시간에 이같은 여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나는 인문콘텐츠학회가 중심이 되어 단계적으로 이 문제의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유효한 벙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첫 번째 실천 방안은 학회 차원에서 각 대학의 문화콘텐츠학 및 인문학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디지털 인문학의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대학마다 독립적으로 이 분야의 정규 교과 과정을 운영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학회 차원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교육 기회를 마련하고, 각 대학이 이를 일종의 과외 수업처럼 활용한다면, 소수의 교수 인력만 가지고도 다수에게 그 지식을 전달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학회 차원에서 회원들의 중지를 모아 추진할 필요가 있는 두 번째 실천 과제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에 우리나라의 디지털 인문학 육성을 위한 연구 지원 시스템을 조속히 시행하도록 촉구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관해 조언하는 일이다. 앞에서 소개하였듯이 교육부(당시의 교육과학기술부)는 2010년에 이미 우리나라의 인문사회과학 진흥을 위해 ‘디지털 휴머니티스’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수렴한 바 있다. 그런데 이에 관한 사업 계획이 아직까지 실천에 옮겨지지 못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사이 교육과학기술부가 2개의 부처로 나뉘면서 융합적인 성격의 연구 지원에 혼선이 빚어진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휴머니티스'의 육성 필요성에 대한 관련 학계의 목소리가 정부 부처와 전담기관의 실무자들이 생각한 만큼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문학계는 예전부터 해 온 연구 방식에 집착하는 보수성 때문에, 그리고 문화콘텐츠학계는 문화산업을 이해하고 그 쪽으로 다가가는 것이 더 급한 과제여서 인문지식의 기초적인 응용 환경을 조성하는 이 분야에는 무관심했던 듯하다. 


  순수 인문학의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인문학은 인문지식의 사회적 확산을 돕는 길이고, 인문콘텐츠학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문화산업에 응용할 방대한 인문학지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획득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일이다. 미국과 유럽, 심지어는 가까운 일본과 대만의 상황을 보더라도 디지털 인문학의 육성은 범인문학계(인문학+인문콘텐츠학)의 자연스러운 발전 궤도 위에 놓인 과제이다.  시행 시기에 있어 다소의 빠르고 늦음은 있겠지만 언젠가는 들어서야 할 이 길에 인문콘텐츠학 연구자들이 선도적인 발걸음을 내딛고, 그 길의 올바른 방향 정립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 김현 교수의 "디지털 인문학: 인문학과 문화콘텐츠의 상생 구도에 관한 구상"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바로 : 학생의 입장에서 지금 당장으로서는 다른 학교로의 자유로운 수업 청강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학기에 본인이 선봉장?!으로 다른 학교들 수업을 청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0-!



영국 셰필드 대학과 허트포드셔 대학이 편찬한 'London Lives[각주:1]'이다.  이곳에는 1690년부터 1800년 사이에 영국 런던 거주민의 삶에 관계된 고문서 240,000 건이 집적되어 있다[각주:2].  교회 교구의 기록물을 비롯해 범죄와 재판에 관한 기록, 병원의 진료 기록과 검시 보고서, 상공인 조합의 기록, 빈민 구제에 관한 기록 등이다. 이 데이터 속에는 모두 3백35만 개의 인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데이터베이스 편찬자는 그 가운데 동일 인물들을 추적하여 18세기 런던의 하층민으로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생애를 재구성할 수 있게 하였다. 이 데이터베이스의 효용을 가늠하는 사례로, 그 속에서 찾아진 한 고아 소년에 관한 기록을 살펴보기로 하자.




London Lives, 1690-1800: www.londonlives.org



John Conway는 1775년 6월 7일 St Clement Danes 교구회에 맡겨졌다. 교구 기록에는 그의 나이가 3년 6개월이고, 글을 읽고 주기도문을 욀 수 있다고 적혔다.  간호사 Hill이 주급 2 실링 6 펜스를 받고 그를 보육하였다. 1778년 John은 가난한 소년들에게 일거리와 숙식을 제공하는 구빈원(救貧元)으로 옮겨진다. (이 때 그의 나이는 2 살이 늘어난 8살로 기록된다.) 그는 이곳에서 걸레에 쓰는 실을 짜는 일을 했다. 교구의 도제 등록부에 의하면, John은 1783년 8월 30일 Essex 지방의 Barking에 사는 어부 Morris Jones의 도제(徒弟)로 보내진다. 이 때 만들어진 고용계약서에는 7주 후에 마스터인 Morris Jones가 2 파운드를 받고, 3년간의 고용 기간이 만료되면 2 파운드 2 실링을 더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John은 3년 동안 일한 후에 옷 한 벌을 받기로 하였다. 1785년 4월 18일에 John은 다시 St Clement Danes 구빈원의 명부에 올랐다. 하지만 4월 22일에 열린 입원 자격 심사에서 그가 도제 생활을 한 지 9달 만에 도망쳤던 사실이 드러나 입원이 거부되었고, 다음날 그는 Barking으로 추방되었다. 1786년 3월 15일, John은 14살이라고 나이를 속이고 다시 구빈원에 들어오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3월 17일, 존은 다시 Barking으로 돌려보내졌다[각주:3]



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 김현 교수의 "디지털 인문학: 인문학과 문화콘텐츠의 상생 구도에 관한 구상"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바로 : 이 프로젝트의 경우 세부적인 인물에 대한 ID값이 제대로 부여되지 않았기에 빅데이타 분석으로는 한계점이 보인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단 모아놓으면 뭔가 된다. 다만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다.




  1. London Lives, 1690-1800: http://www.londonlives.org, version 1.1, 24 April 2012. [본문으로]
  2. London Lives는 런던시의 8개 아카이브에 소장된 자료를 담은 15개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만들어졌다. [본문으로]
  3. London Lives: http://www.londonlives.org/static/ConwayJohn1775-1786.jsp [본문으로]

문화콘텐츠에 대한 정의가 무엇이냐를 떠나, 그 이름을 가지고 떠올리는 대상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 답변은 아마도 수십 가지 이상으로 다양하게 나올 것이다.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와 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음원 사업자는 대중음악, 모바일 서비스 프로바이더는 스마트폰 상에서 동작하는 게임 프로그램을 우선 연상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문화콘텐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여러 해 전부터 일관되게 유지해 온 나의 답변은 “인문지식이 곧 문화콘텐츠”라는 것이다[각주:1]부연하자면, 인문지식은 문화콘텐츠의 ‘소재’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문화콘텐츠일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만들어내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적 소비 현장을 들여다보자. 


  모바일 기기의 이용자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물을 보면서 그 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새로운 지식을 얻고 새로운 즐길 거리를 발견한다. 유적지를 탐방하면서 역사를 배우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활동의 양상도 예전과는 다르다. 방문자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그것을 안내판의 한 구석이나 안내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QR 코드 이미지에 비출 때마다 방문지에 관한 풍부한 정보가 쏟아진다. 


  인터넷, 모바일, IPTV 등 오늘날의 정보기술이 만들어낸 정보 통신 플랫폼은 지식이 곧 문화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학술과 창작, 전문성과 대중성,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향유가 가능해진 것이다. 놀이와 학습을 구분할 필요없이 그것들이 한 데 어우러진 복합적인 현상이 지식 정보화 시대인 오늘날의 ‘문화’이다.


  인문학을 배경으로 하는 문화콘텐츠학과의 교육 커리큘럼에서는 이른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라고 하는 것이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듯하다. 나 역시 스토리텔링의 인문콘텐츠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 스토리텔링을 영화나 드라마, 게임과 같은 엔터테인먼트적 장르의 이야기 소재로만 보는 듯한 사고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노비의 도망’을 다루는 드라마를 보던 시청자가 호기심에 이끌려 ‘노비’라고 하는 키워드로 인터넷 상의 정보를 검색하고, 조선시대에 실제로 존재했던 노비 신분의 사람들과 도망 노비의 추쇄(推刷)에 관한 지식을 얻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드라마의 줄거리도 역사적 소재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이지만, ‘노비’라는 키워드를 출발점으로 하여 노비의 생활, 노비의 도망, 노비의 신분 세탁, 노비의 추쇄의 실상 등 역사적 사실에 관한 지식을 단계적인 마우스 클릭으로 얻어낼 수 있도록 조직화화 하는 것 역시 스토리텔링의 한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즐길거리로 만들어지는 ‘허구적 스토리텔링’과 지식을 조직화 하는 ‘사실적 스토리텔링’은 서로가 서로에 대해 뿌리와 열매가 되는 상보적 순환관계에 있다.  사실적 스토리텔링의 폭과 깊이가 더해질수록 그것을 응용한 허구적 스토리텔링의 수준이 높이질 것이고, 허구적 스토리텔링의 흥미와 인기는 다시 사실적 스토리텔링에 대한 수요를 촉발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디지털 인문학에 대해 갖는 비전은 그것이 인문학과 문화산업의 사이에서 부가가치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펌프 역할을 하리라는 것이다. 기초적인 인문학 연구의 산물을 지식 콘텐츠로 조직화하고 이를 통해  문화산업적 콘텐츠의 생산을 돕는 것, 그렇게 해서 인문지식의 사회적 수요를 제고하고 인문학 연구가 더욱 활성화 되도록 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 김현 교수의 "디지털 인문학: 인문학과 문화콘텐츠의 상생 구도에 관한 구상"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바로 : 세속적으로 말하면...앞으로 이 전공은 어떻게든 먹고 살 수는 있을 것이다. 이것저것 할 것은 많거든...하지만 잘못하면 단순한 "지식노동자"가 될 가능성도 많다.


  1. 김현, 「문화콘텐츠, 정보기술 플랫폼, 그곳에서의 인문지식」, 『철학연구』 90, 2010. 8. [본문으로]

문화콘텐츠 관계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디지털 기술’을 문화산업 분야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영상이나 3D 전시관 구현 기술 쪽으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디지털 인문학에서도 시각화(Visualization) 분야에서는 이러한 것을 관심 있게 다룬다. 하지만 이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인문지식을 정보화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인문지식을 그것의 학제적, 산업적 응용이 가능하도록 부품화 하고, 그 부품 사이에 새로운 문맥(Context)을 부여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인문지식의 정보화 기술에 대한 연구를 인문정보학(Cultural Informatics)이라고 이름짓고[footnote]“인문정보학이라고 하는 것은 정보 기술을 인문 분야의 연구․교육 활동에 접목시켜 인문 지식의 사회적 공유체계를 구축하고, 아울러 그 체계 안에서 훈련을 받은 인문학 전공자가 정보 전문가로서 정보화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자는 제안이다.” (김현, 「인문정보학에 관한 구상」,

미국의 메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수행하는 'Visualizing Cultures' 프로젝트는 “이미지가 이끄는 학술”(Image Driven Scholarship)을 표방하는 디지털 환경의 인문 교육 교재 개발 사업이다[각주:1].  역사적 사실에 관한 그림, 사진 등의 이미지 자료를 디지털 영상으로 제작하고[각주:2], 영상 자료의 구석 구석에 담긴 지식의 모티브를 찾아 학술적인 설명을 부가하는 방법으로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고 있다.




Visualizing Cultures: http://www.visualizingasia.com



이 저작물은 모두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을 통해 공개되고 있으며 MIT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 광동 무역의 흥망’(Rise & Fall of the Canton Trade System), ‘흑선과 사무라이’(Black Ship & Samurai) 등 20개 주제에 관한 45개의 코스웨어 유닛이 만들어져 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그것이 모두 아시아의 근대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MIT의  Visualizing Cultures Project는 2010년부터 예일대학(Yale University)의 동아시아학위원회(Council of East Asian Studies)와 함께 'Visualizing Asia in the Modern World'라는 이름의 컨퍼런스를 개최해 오고 있다[각주:3]시각적인 자료를 통해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한 것이나  아시아의 문화와 자연을 담은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 등이 이 컨퍼런스를 통해 소개되고 있는데, 이러한 주제들이 앞으로 MIT의 Visualizing Cultures Project의 외연을 넓혀 갈 것으로 예상된다.



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 김현 교수의 "디지털 인문학: 인문학과 문화콘텐츠의 상생 구도에 관한 구상"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바로 : 인문학 시각화의 훌륭한 예시이다. 그러나 기존의 인문학 교육내용을 억지로 컴퓨터로 옮겨놓은 느낌이다. 전체적인 UI가 좀 답답하다. 누가봐도 교.육.용.이라고 적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유져들은 교육용이라는 느낌이 들면 떠나간다. 그런 의미에서 구글의 역사적 순간의 UI나 접근이 더 좋지 않나 싶다.


  1. Vusualizing Cultures: http://ocw.mit.edu/ans7870/21f/21f.027/home/index.html,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본문으로]
  2. Visualizing Cultures 프로젝트에서 활용하는 이미지는 대부분 미국과 일본의 유명 박물관에서 유물로 보존하고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희귀 자료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이는 것도 이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목표 가운데 하나이다. 이미지 자료 제공 기관: Arthur M. Sackler Gallery / Smithsonian Institution / Hiroshima Peace Memorial Museum / Honolulu Academy of Arts / Hood Museum of Art, Dartmouth College / Museum of Fine Arts, Boston / Peabody Essex Museum / Ryosenji Treasure Museum / Shiseido Corporation / Smith College Museum of Art [본문으로]
  3. Visualizing Asia in the Modern World: http://www.visualizingasia.com. 이 컨퍼런스는 2010년에 시작하여 해마다 열리고 있으며, Yale, Harvard, Princeton 세 대학이 각각의 연차 대회를 주관하였다. [본문으로]

문학과 인문콘텐츠학 사이의 협업은 어떻게 추구될 수 있을까? 인문콘텐츠학계와 전통적인 인문학계가 공동으로 관심으로 가져야 할 과제로서 디지털 인문학’(Digital Humanities)의 가능성에 주목해 볼 것을 제안한다[각주:1].


디지털 인문학이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수행하는 인문학 연구와 교육, 그리고 이와 관계된 창조적인 저작 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이것은 전통적인 인문학의 주제를 계승하면서 연구 방법 면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연구, 그리고 예전에는 가능하지 않았지만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시도할 수 있게 된 새로운 성격의 인문학 연구를 포함한다. 단순히 인문학의 연구 대상이 되는 자료를 디지털화 하거나, 연구 결과물을 디지털 형태로 간행하는 것보다는 정보 기술의 환경에서 보다 창조적인 인문학 활동을 전개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디지털 매체를 통해 소통시킴으로써 보다 혁신적으로 인문 지식의 재생산을 촉진하는 노력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사회에서는 이탈리아의 예수회 신부 로베르토 부사(Roberto Busa, 1913-2011)가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의 저작을 위시한 중세 라틴어 텍스트의 전문 색인을 전자적인 방법으로 편찬한 것을 디지털 인문학의 효시로 보고 있다[각주:2]. 이를 계기로 인문학 연구의 새로운 방법에 눈을 뜨게 된 미국과 유럽의 인문학자들은 컴퓨터의 활용을 여러 방면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인문학 전산화(Humanities Computing), 또는 전산 인문학(Computational Humanities)이라는 이름으로, 텍스트 및 언어 자원의 색인통계 처리를 위주로 하였으나, 정보 기술 환경의 급속한 진화와 더불어 그 활용 범위를 데이터베이스와 멀티미디어, 그리고 대규모 원시 데이터에서부터 전자적인 방법으로 의미있는 사실을 찾아내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그 결과를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시각화(Visualization)로 넓혀 갔다.


유럽과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창의적인 인문학 연구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시작된 디지털 인문학은 정부 및 민간단체의 재정적인 지원에 힘입어 보다 광범위하게, 적극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인문학재단(NEH, 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2008년에 설립한 디지털 인문학 지원단(ODH, Office of the Digital Humanities)의 연구비 지원을 비롯하여, 맥아더 재단(MacArthur Foundation)HASTAC Digital Media and Learning Grants, 구글(Google)Digital Humanities Research Awards, 앤드류 맬론 재단(Andrew Mellon Foundation)의 디지털화 프로젝트 지원 사업 등이 미국의 대학 사회에서 디지털 인문학 연구가 급진적으로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각주:3]. 영국의 경우, 학술연구 지원 기구인 예술인문연구회(AHRC, Arts and Humanities Research Council)와 경제사회연구회(ESRC, Economic and Social Research Council)의 지원에 힘입어, 옥스퍼드, 케임브릿지, 런던, 셰필드 대학 등이 유럽 디지털 인문학의 선도적인 모델이 되는 연구결과물을 산출하고 있다.


디지털 인문학 연구는 미국, 영국뿐 아니라, 캐나다,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도 활발하게 전개 되고 있으며, 일본 대만에서도 그것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각주:4]. 세계 디지털 인문학 연구 단체들이 결성한 국제적 네트워크인 센터넷(CenterNet)세계 디지털 인문학 센터 디렉토리[각주:5]에 등재된 디지털 인문학 관련 연구센터, 학회, 전문 기구 수는 무려 190여 곳에 달한다[각주:6].



본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 김현 교수의 "디지털 인문학: 인문학과 문화콘텐츠의 상생 구도에 관한 구상"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바로 : .....넵. 지도 교수님 논문 맞습니다. ~.~ 이건 초록이고 이제 전체 내용을 적당히 편집하고 제 의견을 마지막에 넣는 형식으로 올릴겁니다. 이제 이 블로그가 점차 중국 전문 블로그에서 디지털 인문학 블로그로 변해가는군요. 아....생각해보니 원래가 제 일기였죠.


  1. 문화콘텐츠 관계자들은 ‘디지털’을 ‘산업적 응용’을 위한 기술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내가 이 글에서 말하는 ‘디지털’은 ‘문화산업’보다 ‘인문학’ 쪽으로 협업 구도를 만드는 수단이다. [본문으로]
  2. 로베르토 부사(Roberto Busa, 1913-2011)는 1949년부터 미국 IBM사의 도움을 받아 1천1백만 단어에 이르는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의 저작과 관련 자료를 컴퓨터의 힘을 빌어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물은 1974년에 인쇄물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고, 1992년에는 하이퍼텍스트 기능을 포함한 디지털 텍스트가 CD-ROM 판으로 간행되었다. (Susan Hockey, The History of Humanities Computing, A Companion to Humanities Computing, 2004. Blackwell Publishing, P. 4) [본문으로]
  3. Luke Waltzer, Digital Humanities and the "Ugly Stepchildren" of American Higher Education, Debates in the Digital Humanities, 2012.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pp. 336-337 [본문으로]
  4. 리츠메이칸 대학(立命館大学)의 일본문화 디지털 휴머니티스 센터(日本文化デジタル・ヒューマニティーズ拠点)에서 간행한 『일본문화 디지털 휴머니티즈 총서(シリーズ日本文化デジタル・ヒューマニティーズ)』 , 타이완 대학(臺灣大學)의 디지털 휴머니티스 센터(數位人文中心)에서 간행한 『디지털 휴머니티스 총서(數位人文硏究叢書)』 등. [본문으로]
  5. The International Directory of Digital Humanities Centers: http://digitalhumanities.org/centernet/centers [본문으로]
  6. 190여 개 기관 가운데, CenterNet의 결성을 주도한 18개 주요 기관은 아래와 같다. Canadian Institute for Research in Computing and the Arts (University of Alberta, Canada) Center for Digital Research in the Humanities (Nebraska, USA) Center for Digital Scholarship (Brown, USA) Center for E-Research (King’s College London, UK) Centre for Open Electronic Publishing [Cléo] (France) Digital Humanities Center for Japanese Arts and Cultures (Ritsumeikan University, Japan) Digital Humanities Hub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Digital Humanities at Oxford (UK) Electronic Textual Cultures Lab (University of Victoria, Canada) Göttingen Centre for Digital Humanities (Germany) HAVLab (McGill, Canada) Maryland Institute for Technology in the Humanities (Maryland, USA) Matrix (Michigan State, USA) Print Culture eResearch Hub (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 NZ) Research Center for Digital Humanities (National Taiwan University, Taiwan) Roy Rosenzweig Center for History and New Media (George Mason, USA) Scholars’ Lab (Virginia, USA) University College London Centre for Digital Humanities (UK)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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