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땅에 나와서 살다보면 한국이라는 곳을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특히 장점보다는 단점이 쉽게 보이는 것은 인생사의 진리이자 한숨일것이다.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이상하게 생각되는 형님문화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 해보려 한다.



나이가 한살이 더 많다고 과연 훌륭한가??

우리는 나이값을 못한다는 말을 알고 있고, 특히 구케의원을 대표주자로 하는 많은 나이드신 분들의 추태와 행패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이다. 자신들이 말하는대로 따르라고...

하지만 이미 인터넷으로 수 많은 정보를 접하는 세대들에게 그들의 외침은 공허할 뿐이다. 우리들은 정보의 공유를 통해서 그들의 추태를 알고 있으며, 그들의 가식들을 알고 있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는 아직도 형님문화가 무섭도록 잔잔하게 깔려있다.

당신은 10살 어린 사람을 친구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당신은 10살 많은 사람을 친구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망설였다면, 이미 "형님"문화에 빠져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고 사료된다. 무조건 동갑만이 친구가 되고 자신보다 어리면 동생으로 돌봐야하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으로 대접해야되는 사회는 무엇인가 어색하다고 느껴지지 않은가?


형이라는 사람들중에 동생이라는 사람들에게 밥과 술을 잘 사주는 사람이 좋은 형이라고 불린다. 그들은 감.히. 자신의 말에 말대답하는 동생을 싸가지 없다고 말하며 화를 내고, 깍아 내리고, 싸움을 한다.

그들의 잠재의식에서는 자신이 밥을 한끼라도 더 먹었으니 더 훌륭하고, 더 위대하며, 더 똑똑하다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모.두. 성인이다.

지금 블로그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20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글은 그 20대의 중반에 서 있는 나로 인하여 작성되고 있다. 그러면 여러분들에게 물어보고 싶은것이 있다.

당신에게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점이 하나도 없는가?!

만약 우리들이 초등학교정도 연령이라면, 이 질문에 대답할 말을 찾기는 상당히 힘이 들수도 있다. 그 나이에서는 아직 우리의 육체이며 정신이 모두 성장되어있지 않았으며 자신과의 싸움과 주위와의 불일치를 경험해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더 많다.

하지만 이미 성인이라고 불리우는 우리들에게 특별한 점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20년이상의 기간동안 우리들은 분명히 자신이 좋아했던 분야가 있었다. 그것이 만화이든, 컴퓨터이든, 밀리터리이든 말이다. 그 분야에 대해서 아무리 나이 많으신 분이라고 해도 자기 자신보다는 잘 알 수는 없다. 우리들에게는 나이가 많던 적던 자신이 살아왔던 일상생활에서 투자한 자신의 에너지만큼의 한 분야에 대한 경험이 있는 것이다.

"형님"문화에 빠진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아니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척 하는지도 모른다.



경험은 소중한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더 진행시키기 전에 확실히 해두어야 될 문제가 있다. 본인이 이야기하는 것은 "형님"문화에 대한 성찰일뿐이다. 어떤 분야이든지 그 분야에서 충분한 경험이 있는 어르신들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나이는 어리지만 충분한 경험과 노력이 있는 동생들이 깍여내려가는 이 사회에 부조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나이 어린 사람을 지배하고 복종시키려는 모든 행위에 대한 조그마한 반란이다.



장유유서와 군바리

한국 특유의 장유유서의 문화가 만들어낸 "형님"문화는 그 속에 "군바리"문화를 포함함으로서 그 파괴력이 강력하게 나타난다. 아무리 훌륭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그 나이가 어리다면 그 일을 맡을 수 없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면, 본인에게는 4살이 어린 친구녀석이 있다. 중국에서 대충 계산해도 10년을 살아서 중국어가 이미 중국인도 한국인이라고 밝혀도 거짓말이라고 할 정도이다. 하지만 그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절대 기업에서 알바를 할 수가 없었다.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말이다. 지금도 큰 알바는 하지 못하고, 거의 잡용직일만을 할 뿐이다.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변하게 노력하는 자에게는 단호한 한마디가 날라오게 된다. "싸가지 없는 xx" "위 아래도 모르는 xx". 그리고 이런 한마디들은 대부분 강력한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그 설득력을 얻는 밑 바탕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본인이 생각하는 그 밑 바탕은 다음과 같다.
한국전통의 의식에서 나이가 많은 사람을 더 높게 만드는 장유유서에 군바리 정신으로 인하여 높은 사람이 아래사람을 부려야 된다는 사고방식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최악의 조합이다.



중국의 막가라?!.

중국은 문화대혁명이라는 극도의 혼란기를 거치면서 과거의 장유유서를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전통문화라고 말해지는 것들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한국과 같은 형님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 교수님앞에서 맞담배를 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중국교수님들은 한국인들이 담배를 피고 있다가 자신이 다가오면 얼른 감추고 담배를 끄는 모습을 보면서 이해를 하지 못한다. 하지만 한국이었으면 어떻겠는가??

또 다른 예를 들면 : 중국에서는 상대방의 나이를 묻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본인 역시 중국인친구들이 몇몇 있지만 상대방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상대방의 나이를 말한 기억은 없다. 한국이었으면 만나서 이름과 소속...그리고 나이를 묻는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왜 나이를 묻는가? 위계질서를 만드려고??

물론 중국은 전통문화의 소실로 인하여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최소한 이런 형님문화에 대한 부분에서는 상당히 훌륭하다고 평하고 싶다. 중국인들에게 나이는 이미 껍데기가 되어있다.




나는 친구가 많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동갑만이 친구라면 인생에 친구가 너무 없지 않은가?! 나이가 10살이 어리든 10살이 많든 그것은 단지 나이라는 껍데기일뿐이다. 우리는 그 껍데기를 이미 인터넷의 힘으로 벗어던졌다. 인터넷의 극도의 익명성은 그 껍데기를 벗어던지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제 현실에서도 그 껍데기가 벗어던져졌으면 한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더 많은 친구를 만들 수 있으며, 그 친구와 호흡할 수 있고, 그 친구와 싸울 수 있고, 그 친구에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 기회를 놓쳐야 하는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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