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나는 바보다.

영어도 제대로 못한다. 본인 전공 관련이나 겨우겨우 사전 찾아가면서 보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중국에 있으면서 중국어를 잘하느냐? 발음은 완전 개꽝이다. 표준어가 아무리해도 구사가 안된다. 그렇다고 일본어를 하느냐?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지 않아서 이상야시꾸리하다. 몽골어나 러시아어는 이제 알파벳이나 아는 수준이니 할말도 없다. 그렇다고 모국어인 한국말을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언어적 재능만 없는게 아니다.

 

주위에서 같이 공부하는 중국 친구들은 왜 이리 아는 것도 많을까? 나만 모르고, 나만 허우적 거린다. 너무나 쉬운 문제를 가지고 혼자서 낑낑 고민하고 있다. 사료를 5시간 들여서 겨우겨우 완독을 하면 중국 친구들은 이미 다 읽고 분석하고 있다. 남들은 쉽게 쉽게 논문만 잘 쓰던데 나는 왜 소설을 쓰고 있는 걸까? 간단한 해답이 있다. 바로는 바보라는 사실이다.

 

요즘은 내가 천재였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고민을 한다. 모든 사료들을 한 번 휙~ 보기만 해도 머리 속에 입력이 되고, 모든 언어들은 사전 한번 휘릭~ 보면 모국어처럼 구사할 수 있고, 논문 따위는 그냥 생각나는데로 주르르륵 쓰면 국제적으로 유명한 학술지들에서 서로 그 논문을 차지할려고 난리를 치는...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현실은 지옥이다. 주위에는 천재들뿐이고, 나는 미련할 뿐이다. 노력하는 천재에게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게으른 천재한테 도전하려면 열심히 노력하는 바보라도 되야되는데, 논문 안 써진다고 이런 글이나 적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다.

 

자. 나는 바보다. 명심. 또 명심하자.

그러니...닥치고 논문에나 집중하자! 이 바보야!

 

(논문이 드럽게 안 써져서 꿍시렁 해봤다. 약한 모습! 이제 금지! 그 시간에 공부를 하자고! 그래야 칭찬은 못 받을 망정, 욕이나 안 먹을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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