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대의 한국어과가 독립학과로 승격하였다. 이전에는 동아시아과 소속 한국어 전공과정이었다. 쉽게 말해서 법학과 안의 경제법 전공과 같은 개념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아예 한국어과가 된 것이다. 이로서 한국어학과가 설치된 베이징 소재 대학은 베이징대, 베이징외대, 대외경제무역대, 베이징어언대, 베이징 제2 외국어대, 중앙민족대, 베이징공업대, 전매다(언론방송대), 연합대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베이징대 한국어과 승격을 기념하여 오는 5월 베이징대에서 연합문화제를 개최하고 하반기에는 한국어 개원교수를 파견하는등 한국어학과 발전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단 두 손을 높게 올려서 몸을 흔들며 박수를 쳐본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문제인지는 현재 베이징대 재학생이라면 쉽게 알 것이다.

베이징대의 언어전공들은 보통 베이징대의 전통을 무시한다. 외부의 학생들에 의한 수업청강을 엄격하게 단속하며, 설사 억지로 듣는다고 하더라도 수업시간을 꼬아놓아서 쉽게 들을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인 유학생들 스스로 베이징대 일반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보겠다는 열망으로 시작된 것이 "한국어 학당"이다.

하지만 본인이 알고 있기에, 이 베이징대의 한국어 학당은 매우 곤란한 상황이다. 학생들 스스로 만든 조직인지라 교사로서의 역량도 문제가 되고, 한중교류협회와의 연합인지라 가끔 삐걱거리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 건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핵심적인 사항은 결국 자금이다.


여기서 질문이다. 한국어과를 통해서 배양되어 나오는 고급 한국관련 인재에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베이징대라는 분명 미래에 중국의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스스로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많은 수의 일반 학생들에 투자할 것인가?

둘 다 투자해야 마땅하다. 어느 쪽도 한국정부가 놓치기 힘든 것들이다. 이를 위하여 과거 한국의 XX 대학교가 맡기로 해놓고 놓아버린 베이징대학교 세종학당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하고, 기존에 있던 한국어학당과 서로 보완하여서, 중국 학생들로 하여금 제대로 된 교사의 수업과 대학생들의 참여로 인한 다양한 실제 교류기회를 부여해주는 것은 어떨까?

"반한이 심하다! 협한이다! 한류 어쩌고 저쩌고~" 라는 말보다는 조그마할지는 모르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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