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5일, 주북한 중국외교관들이 평양외각의 농지에서 모내기를 돕고 있다. 이 소식은 중국의 매체에 의해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현재와 같이 미묘한 국제정세 아래에서 이와 같은 보도를 하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최근 멀어진 듯 보이는 북한과 중국간의 관계가 회복되었다는 표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농업이라는 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표시함으로서, 일단은 경제협력이 아직은 농업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상징성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적인 관계 유지를 할 것이라는 표시인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중국 네티즌의 반응은 주목할 만 하다. 기본적으로는 중국과 북한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찬성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북한과 같이 가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사람도 상당한 숫자로 보인다. 이는 북한의 전략적 위치상 분명히 중국이 버릴 수는 없고, 과거의 한국전쟁등에서 같이 했던 우정이 남아있지만, 최근의 북한 행보에 대해서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글은 세계와에 기고한 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사항은 대부분이 비밀이고, 더욱 많은 정보들이 없는 이상 판단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쩝....판단의 자료들이 있어야 멀 하던지 말던지 할 것 아닌가!! 크어어어!!!!


미 연횡책-중 합종책 ‘한반도 명운 건’ 외교전   [한겨레]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가 다시 생사의 기로에 섰다. 마치 옛 중국의 전국시대, 최강대국 진과 그 주변국들이 생사를 놓고 벌였던 ‘합종’과 ‘연횡’의 외교전이 지금 한반도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 북핵 위기가 있다. 또한 남·북의 운명이 매달려 있다.

냉전 이후 한반도 주변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남쪽 진영’과, 중국이 중심이 된 ‘북쪽 진영’이 부딪히는 전선이 형성됐다. 북핵 위기로 이 전선의 긴장은 최고조로 높아가고 있다.

남쪽 진영의 연횡책=남쪽 진영의 맹주 미국은 연횡책을 쓰고 있다. 냉전 이후 미국은 미-일 동맹에 한국을 일체화해 북쪽 진영의 맹주인 중국을 포위압박하려 한다. 미국의 목적은 북핵 위기를 이용해 중국이 중심이 된 북쪽 진영을 제압하려는 데 있는 듯하다. 당연히 북쪽 진영의 핵심인 남북 화해와 북-중 협력이 타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핵 위기가 그 촉매제로 동원되고 있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동북아 국가들을 일렬로 세우고, 결과적으로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략이다.

전국시대의 진은 주변의 6국이 자신을 섬기는 횡적 동맹인 연횡책을 추진했다. 지금 미국 주도의 남쪽 진영이 바로 그렇다. 진은 자신의 연횡책에 동조하면 안보를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찬가지로 미국도 일본, 특히 한국에 자신과의 동맹 체제를 굳건하게 하면 안보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남쪽 진영은 애초 미-소 양극 대결체제인 냉전시절, 한-미 동맹, 미-일 동맹을 축으로 삼았다. 동북아에서 옛 소련을 위시한 공산권 봉쇄를 위해 각각 한국과 일본을 방위하는 체제였다. 지금 이 남쪽 진영은 미-일 동맹에 한국을 횡적으로 일체화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방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 전체, 더 나아가 전세계의 전장에 투입하는 것이 목적이다. 옛 소련 붕괴 이후 부상한 최대 경쟁자 중국과 반미 이슬람 세력 등과의 세계적인 싸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2000년 미국의 초당파 일본 전문가들이 작성한 <아미티지-나이 보고서>는 미-일 동맹을 19세기 말 러시아의 남진을 막기 위해 체결된 영-일 동맹의 수준으로 격상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미-일은 2002년부터 안보동맹 재편 논의를 시작해, 3월 퇴임하기 직전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에서 발표한 미-일 정상의 ‘신안보공동선언’으로 재편을 마무리했다.

일본은 이미 이 동맹에 사활을 맡겼다. 북한과의 화해를 추진하던 한국은 지금 미국으로부터 동맹 체제에 더욱 확실히 발을 담그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한국의 친미 보수우익 세력들이 최근 ‘실속 없는 자주’보다 ‘현실적인 동맹’을 선택하라고 압박하는 흐름과 일치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핵 위기가 발생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한 제재결의를 통과시키며 연횡책의 명분을 따냈다. 한국과 중국에 북한에 대한 지원을 끊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지금 한-중-일 3국을 순방하며 북한에 대한 제재를 주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전국시대 연횡책을 설파했던 세객 장의를 연상하게 한다.

북쪽 진영의 합종책=남쪽 진영의 연횡책에 맞서 중국이 중심이 된 북쪽 진영은 합종책을 쓰고 있다. 전국 시대 소진은 진에 맞서 6개국을 나란히 연합하자는 합종책을 설파했다. 북쪽 진영의 합종책은 이 지역 국가들의 적대관계를 해체하고, 화해협력 관계를 맺어 남쪽 진영의 입지를 줄이자는 것이다.

1970년대 미-소-중-일은 한반도 안전보장을 위해 남북한 교차승인을 추진했다. 옛 소련과 중국이 한국을 승인하고, 대신 미국과 일본은 북한을 승인해 한반도에 평화 체제를 정착하고자 했다. 사회주의권이 붕괴한 뒤 한국은 옛 소련, 중국과 수교했으나, 미국과 일본의 북한 승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북핵은 따지고 보면 교차승인의 약속이 깨지고 고립된 북한의 생존을 위한 고육책이다.

이 북핵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6·15남북정상회담으로 상징되는 남북한 화해가 이뤄졌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미, 북-일 수교가 성사되기 직전까지의 수준으로 합종책은 진전됐다. 그러나 이 합종책은 조지 부시 행정부의 등장과 북핵 위기로 강력한 반격을 받고 있다. 북핵 위기 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특사로서 미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을 순방하며 대화 해결의 방법을 설파한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은 전국시대 합종책의 유지를 위해 고투했던 소진을 연상시킨다.

동북아의 합종-연횡 외교전에서 한국은 흔들리고 있다. 연횡책은 미국이란 강력한 주도자가 있고 공세적이며, 구체적이며, 현실적이다. 북핵이라는 현실적 위협은 한국을 더욱 그쪽 방향으로 밀고 있다. 반면 합종책은 중국이 중심이기는 하나 주도세력이 약하고, 수세적이며, 추상적이고, 미래형이다. 한국이 이 합종책에 참여하는 통로인 남북 화해의 당사자인 북한은 핵실험으로 한국의 기대를 배반했다. 지금 한국은 미국이 압박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피에스아이) 참여,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중단 요구에 고심하고 있다.

이 연횡과 합종의 외교전은 북한핵을 해결하려는 남북한의 노력에 따라 좌우될 것 같다. 미국은 애초 북한 핵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자세에서 물러나 ‘한시적 용인’ 정책으로 선회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즉 ‘북핵 불허’에서 ‘북 핵무기 이전 불허’로 한발 물러선 듯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런 뜻을 북한 핵실험 직전에 이어 18일에도 밝혔다. 이는 북핵을 가지고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는 한편, 한국과 일본에 미사일방어체제(MD) 참여 등 동맹의 수준을 높이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 체제보장을 요구하는 핵 협박만을 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봉쇄 입지를 줄이려는 한국과 중국의 외교적 노력에 화답할 필요가 있다.

전국시대 합종연횡 외교전은 각자의 생존만을 도모하려는 관련국들의 이기심 앞에 진의 연횡책이 승리했다. 지금 동북아에서 진행 중인 합종연횡의 외교전도 이런 전철을 밟을 것인가? 승부는 아직 진행 중이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이래서 한겨레가 대단하다고 생각될 떄가 있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의 현실을 독창적이면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합종연횡을 지금의 현실에 이렇게 도입할 줄은 정말로 몰랐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이대로 진행된다면,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국제정치논리로는 연횡책이 승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 한국은 연횡쪽에 붙어야될 것인가? 아니다. 그럼 결국 미국에 먹혀 버릴 것이다. 그렇다고 합종에 붙기에는 당장에 미국이 줄 이득들이 아쉽다. 머...해결책은 조금만 머리 굴리면 나온다. 애매하게 외줄타기로 양쪽 모두에게 이득을 뽑아 내는 것이다. 우리나라 외교관들이라고 이것을 모를까? 당연히 알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나 의심이 되고, 불안한 걸까? -_-

지금까지 한국의 외교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일을 처리한 것을 별로 본 적이 없다. 미안하다. 여기서 있다보니 외교관이라는 것들이 하는 것은 적당히 빌어먹기요, 적당히 빈둥거리는 모습만 보아서 그런가 보다. 그 중에서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았을 떄...후...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어려운 균형 맞추기, 외줄 타기...한국 외교관들이여. 잘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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