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축구는 중국축구팬들조차 외면할 정도로 한심합니다. 다른 체육종목에서 인구라는 막대한 역량을 바탕으로 선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축구에서는 정작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축구팬들은 "어떻게 13억중에서 11명의 우수한 축구선수를 배출하지 못하냐?!"면서 자학개그를 합니다.

이에 대해서 중국축구의 발전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조건적인 반중들은 "짱깨들은 원래 단결을 못해서 그래"라는 말로 이 모든 상황을 해석합니다. 제가 비록 중국축구에 그다지 큰 흥미는 없지만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1) 중국축구의 시작은 유럽리그?!
중국축구의 인기는 유럽리그를 방송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물론 한국과 "비슷하게" 3S 정책[각주:1]에 의거하거 유럽리그를 방송해줍니다. 1989년 이탈리아 리그를 녹화방송한 것을 시작으로 1994년 이탈리아 리그의 실시간 중계를 하였습니다[각주:2]. 1995년에는 독일리그를 중계하였습니다[각주:3].

이탈리아 리그와 독일리그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유럽리그 붐을 형성하면서 빠르게 팬층을 형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에 발 맞추어서 1994년 정식으로 중국에도 12개팀으로 프로리그가 발족되었습니다. 그리고 중국 프로리그는 유럽축구에 빠진 중국축구팬들과 한국처럼 중국에도 존재하는 지역연고제를 통한 지역감정 자극을 통하여 유입된 팬들을 흡수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2) 중국축구선수에게 처음부터 헝그리 정신은 없었다.
빠른 성장으로 지나치게 많은 돈이 유입이 되면서 온갖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중국축구선수의 과도한 연봉수준입니다. 중국축구선수들은 많은 사랑을 받으며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보통 300만위엔(한국돈5.3억원)을 연봉으로 받습니다. 중국의 현재 평균임금수준을 생각하면 대단히 높은 액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연봉일뿐이고, 그 외에 광고수익이 연봉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고, 대회 상금까지 합치면 더더욱 늘어납니다.

문제는 중국축구는 1994년에 시작했을 뿐이고, 선수들의 실력은 아직 발전중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실력이 있으면 억대의 연봉과 인기를 누리다보니 젊은 선수들이 쉽게 나태해져버리는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이른바 헝그리정신이 처음부터 없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중국 축구선수들은 굳이 힘들여서 해외진출을 노릴 필요도 없었고, 자신의 자리에만 안주를 하게 되었습니다[각주:4]. 발전이 있을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3) 도박-승부조작의 늪.
수 많은 돈이 유입이 되고 관심이 높아지자 자연스럽게 도박이 성행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에 한국에서도 있었던 스타크레프트 프로리그 조작사건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중국의 프로축구 도박은 선수는 물론이고, 코치와 감독뿐만이 아니라 중국축구협회 간부까지 개입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만들어져 버립니다.  지금은 확실히 승부조작 사건이라고 밝혀진 사건들의 경기 장면을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어떤 경기에서는 누가봐도 수비가 고의적으로 자책골을 넣는 장면까지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중국 차세대 지도자라는 시진핑(习近平)이 "중국 축구 왜이리 못해?"부터 시작하여서 후진타오(胡锦涛) 현 중국주석까지 중국국가최고위급 지도자들이 한마디씩 하게 됩니다.  2009년 하반기에 드디어 폭풍이 몰아닥치게 됩니다. 중국축구협회 회장을 비롯한 간부진은 싹다 소환조사를 받고, 온갖 선수와 코치 및 감독들이 경질되거나 조사를 받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2010년 아시안컵에서 중국축구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활약을 하고, 자그마치 32년동안 한번도 이기지 못한 한국을 상대로 3:0의 대승을 거두자 중국네티즌들은 "역시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중국축구는 중국정부의 3S정책을 위하여 만들어졌는데, 중국축구 프로그리가 1994년 만들어지자 마자 너무나 과도한 인기를 얻었고, 이로 인하여 유입된 막대한 돈으로 인하여 선수들과 감독들은 나태해지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축구실력의 발전보다는 도박과 승부조작을 통한 검은 돈 챙기기에만 열중을 하였기에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각주:5].

 앞으로 중국축구가 어떻게 발전할지는 중국축구팬들조차 확신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중국축구팬들은 사실상 중국축구에 대한 희망을 거의 포기하고 있습니다. ([중국유머] 중국축구의 월드컵 우승은 언제?) 그러나 2009년 하반기 중국축구 정화운동을 통하여 일정정도 신임도를 회복하였고, 32년간 패배만 기록했던 한국을 상대로 3:0으로 이기기까지 했기에 앞으로의 미래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고 저쩌고 해도 "13억"의 인구 대국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됩니다.


뱀한다리 : 일부 중국축구팬들은 한국축구에 대해서 악플을 달고는 합니다. 정말 한국축구에 자신이 있다면 무시하면 될 일입니다. 위에서 소개해드린 중국축구유머처럼 중국축구팬들도 사실상 한국축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일부 중국축구팬들이 악플을 올렸다고, 그것만 복사-번역해서 소개하는 "놈"들이 제일 나쁘지만, 스스로의 축구 실력에 "자부심"을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악플정도에 발끈하는 것도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뱀두다리 : 저번에 올린 중국축구유머에서 어떤 분이 중국축구는 왜이리 약하냐고 물어보셔서 대답해보았습니다....그럭저럭 설명이 되었지요???


  1.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줄이기 위하여, 스포츠, 스크린, 섹스를 동원하여 관심을 돌리는 방법. 참고로 한국의 프로야구나 프로농구 그리고 프로축구의 시작에서 정부의 지원은 분명히 이를 노린 것이다. 그리고 지금 월드컵이 진행되는 중에도 세종시법 수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등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본문으로]
  2. 여기서 2002년에 중국축구팬들이 한국과 이탈리아경기 이후 왜 그렇게나 폭발을 하면서 한국이 "심판매수"을 했다고 외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중국축구팬들의 상당수가 이탈리아 축구팬인것입니다. 알고보면 그런것? [본문으로]
  3. 스페인과 영국 리그는 2004년에나 시작하였고, 비용문제로 영국 리그를 중계하지 않게되었습니다. 프랑스리그는 2005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본문으로]
  4. 월드컵 얼마전에도 축구선수들이 여자끼고 술먹다가 축구팬들의 짜증을 불러일으켰죠-_-;; [본문으로]
  5. 사실은 더 자세히 분석해야겠지만, "짱깨들은 무조건 안돼"식의 이야기보다는 백배는 더 상황을 제대로 설명한다고 봅니다.-_-+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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