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블로그 관련 설문조사를 보았습니다.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의 어느 분이 블로그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블로그에 대한 관심은 감사하나 이런 질문을 하고 싶었습니다.

블로그는 해보셨나요?

1) 블로그의 범위부터 지정하시기 바랍니다.
해당 설문에 응답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재 블로그를 사용 중인 사람이라고 합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블로그를 사용하는 사람일까요? 저는 분명히 블로거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입니다. 티스토리라는 블로그 서비스를 사용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팟케스트는 블로그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팟케스트으 기술 자체가 블로그의 핵심인 RSS의 연장선상에서 왔습니다. 포함시킬 수도 있습니다. 트위터를 블로그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마이크로블로그라고 부르니 블로그라고 합시다. 그럼 싸이월드는 블로그라고 할 수 있을까요? RSS을 지원하니 그렇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로 불리는 범위는 너무나 광대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서비스들은 같은 블로그라는 이름에서도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냥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2) 블로그를 규정하려고 애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전체 설문조사 내용을 보면 무엇을 조사하려는지 너무나 명확하게 보입니다. 블로그에 감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쓰는가? 아니면 시사적인 이슈를 많이 쓰는가? 그리고 블로거들의 사회참여수준은 어떠한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설문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블로그의 기본적인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 발상으로 보입니다.

블로그는 감정적인 부분과 객관적인 부분이 함께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인터넷에서 일정한 신임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신문보도는 기본적으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기계적인 객관성을 유지합니다. 그러다보니 기자의 개성이나 사건에 대한 판단이 모호해보입니다. 그에 비하여 블로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더 간단하게 말해서 전 아이폰이 사랑스럽습니다. 그래서 아이폰에 대한 이런저런 객관적인 사실을 올리면서 아이폰 사랑을 노골적으로 외칩니다. 여기서 감정적인 부분은 무엇이고 객관적인 부분은 무엇일까요? 같이 녹아들어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블로그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그 도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몇가지 기준으로 분석하려는 것은 나름 유의미하나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해당 설문조사는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은 시사문제에 관심이 많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한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한 바탕자료로서 활용하려는 용도로 만든 것으로만 생각됩니다.

마치 소설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서 일정한 대답을 구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소설가는 로맨스소설가도 있고, 공포소설가도 있고, 사회고발소설가도 있고, 역사소설가도 있습니다. 이들에 대해서 동시에 설문조사를 한다고 얼마나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3) 무엇보다 해당 사항은 이미 조사되어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미 해당 설문조사보다 훨씬 더 방대한 항목과 방대한 사람들이 참가한 다양한 조사가 한국이나 중국에서 이미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해당 보고서는 논문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로 이미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설문지는 그런 조사들을 참고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문제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블로그에 대해서 쓰신 다는 분이 블로그나 기타 인터넷 수단을 통한 설문조사가 아닌, 종이로 된 설문조사지를 쓰고, 자신의 블로그나 이메일등의 연락수단을 명시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블로그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르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 자잘한 문제들은 넘어가겠습니다.

블로그에 대한 관심은 감사합니다. 한 명의 오래 썩은 블로거로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이해가 없이 유행에 따라서 참가하시는 것은 사절합니다. 그런 분석은 의미가 없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블로그를 일년 정도라도...아니! 3개월이라도 사용하시고 블로그에 관한 논문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별로 쓰고 싶은 내용도 없고, 그냥 잠시 봤던 설문조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내일은 북경대학교 관련 내용을 올리는 날이군요. 勺园부터 할지, 一塔湖图부터 할지 고민중이랍니다. 귀...귀찮아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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