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의 실수와 1년의 후회

중얼중얼/꿍시렁꿍시렁 2009. 7. 16. 11:54 Posted by 바로바로
요즘 계속 역사를....아니 학문 자체를 나같은 것이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아직도 역사는 좋아하지만, 역사 공부는 더 이상 즐거움으로 다가오지 않고 있다. 스스로 원해서 결정을 한 석사생활이었지만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점점 더 느껴지는 것은 나와 학문은 맞지 않는다는 생각뿐이다.

지난 2년 동안 배운 것이 있기에 그 시간들이 후회스럽지는 않다. 최소한 나와 학문이 맞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인생을 사는데 중요한 것은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것이 즐겁냐는 것인 나에게 공부가 이미 싫어져 버린 것이다[각주:1].

어린 시절부터 학교공부는 하지 않더라도 책만은 손에서 놓지 않았던 내가 최근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책이 있었는지 어렵게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 단지 책에서 몇몇 부분만을 보거나 논문 쪼가리나 읽고 있었다. 하다못해서 이번 여름방학에는 어떤 책도 주문하지 않았다. 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이다.

냉정하게 자기 자신을 돌아봐서 이미 마음이 떠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좋아하던 독서 자체도 싫어하게 될 것 같아서 무섭다. 독서는 언제 어디서나 나를 즐겁게 해주었던 취미었는데 말이다. 그럼 당장 그만두어야 하지 않느냐고?

문제는 남은 1년 조차 단지 졸업장과 학위라는 종이딱지를 받기 위해서 노력해야하느냐는 것이다. 그런 종이딱지가 중요하다고? 중요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으로 살아오지도 않았고, 살아갈 생각도 없다. 그런 대체 무엇이 문제냐고? 부모님들이다. 이미 나이를 먹으신 부모님들이 반가워 할리가 없고, 충격까지 받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남은 일년을 소비해서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져 드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님에게 대못을 박는 후회야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일년은 나에게 또 다른 후회로 남을 것이다.

어거지로 일년을 버티고 졸업장과 학위를 받아야될까?
하지만 나의 마음은 이미 죽어있다.


  1. 싫다와 좋다로 무엇인가를 결정한다고 한다면 한심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인생을 지 마음대로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호불호보다 중요 한 것이 과연 있을까? 인간이라는 존재는 쓸데 없이 온갖 명분을 가져다 붙이며, 정작 "자신이 원해서 그랬다"라는 말은 하지 못한다. 물론 본인도 쓸데 없는 온갖 포장을 가져와서 단순히 "싫다"가 아니라 왠지 그럴듯해 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오만이고 위선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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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입니다

    2009.07.1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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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하게 대답할 수 없는 물음들이시군요. 그 질문에 대한 저 나름대로의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더 생각해보도록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할 것 같습니다.

      걱정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2009.07.16 21:17 신고
  2. nomadism  수정/삭제  댓글쓰기

    급하게 대답 안 하셔도 될 물음입니다 ^^ 너무 애늙은 인 척 하진 않았는지요. 그런데, 솔직히 한 가지만 더 개인적인 욕심으로 말씀드린다면, 공부 계속하세요. 안 그래도 이 분야에 사람이 없는데, 또 하나의 同学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니깐 좀 외롭네요~

    2009.07.17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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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그 욕심은 백분 공감을 한답니다. 그러나 이 분야를 아시지 않습니까? 전통역사학에서는 아직 인정해주지 않고, 역사학이라기 보다는 아직 언어학에 가까우면서(제 느낌) 온갖 관련학문까지 설렵해야되는.....이른바 쌩고생?! 분야중의 하나...ㅠㅠ

      2009.07.17 12:37 신고
  3. 지나가는 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나가다가 들러 봅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요새 하고 있거든요-_-;;
    계속 말하면 잡설이 길어질것 같은데 여튼 기초학문을 배우면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하지만 지식이란 머리속에 남는거니, 언제든 중요하고 쓰임 받겠지요... 뭐든 주인장님 생각대로입니다. 건승하세요~

    2009.07.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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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이야 머리 속에 남지만, 지식까지는 스스로 공부할 수도 있겠지요. 문제는 그것을 전문적으로 연구를 하며 생산자가 되느냐인데...전 그럴 능력도 안되고 그것이 즐겁지도 않으니 문제랍니다.ㅠㅠ

      2009.07.17 12: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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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IT의 융합을 추구하는 디지털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다양한 취미생활을 통하여 박학을 추구하는 잡학입니다. 개인적인 문의는 제 메일(ddokbaro@g메일.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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