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록님의 나는 성공적인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가 포스트를 트랙백한 글입니다.

가디록님처럼 영어권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중국 북경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어서 어디까지나 상황이 다르기를 하겠지만, 같은 유학생으로서 한 마디 적어 볼까 합니다.


중국에 온지 이제 거의 4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중국에 와서 2년동안 미칠 듯이 중국어 공부를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주위에 한국인 친구들도 멀리 하고, 그렇다고 중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귄것도 아니고, 제가 원했던 독해능력을 중심으로 공부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듣는 능력과 작문능력 그리고 독해능력에서는 거의 문제가 없지만, 정작 말을 할려고 하면 버벅거리는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엄청나게 고민하고 번뇌했었습니다.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지라, 따로 시간을 투자해서 언어공부를 하기에는 학교 수업이 걱정이고,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하기를 선택하는 것은 저 자신에게 실망이었습니다.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고 일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1) 한국식 영어발음도 가능하지 않을까?
유학생활 3년과 4년의 사이에 서 있는 지금은 무엇인가 여유를 찾아 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중국만의 특성일 수도 있지만, 중국의 땅덩어리가 넓다보니까 중국 내부에서도 사투리가 상당히 심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주도 사시는 분이 정말 사투리로 이야기 하시면 서울 사람들은 절대 알아 들을 수 없다고 말을 하는 것보다 더 심한 수준입니다. 광동쪽 사투리로 이야기를 하면 광동화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둘 사이에서 한자가 다른 것이 아니고, 단지 같은 한자를 읽는 발음이 다른 것입니다. 마치 家(집 가)자를 중국에서 "jia 찌아" , 한국에서는 "가". 일본에서는 "이에"라고 읽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될 수준입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저의 발음만 듣고는 외국인인지 알 수 없습니다.

가디언님에게 똑같이 적용하면 영어에도 사투리개념이 있다고 알 고 있습니다.(이제 지식없음이 들어나겠군.) 캐나다발음과 미국발음, 인도발음 영국발음이 모두 특색이 있어서, 영어 잘하는 사람들은 한번에 듣고 알아낼 수 있다고 하더군요. 똑같은 생각으로 한국식 영어발음이라고 자신에게 당당할 수는 없을까요?

물론 도피적인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렇게 비난하겠죠. "제대로 하지도 않고 꽁.수.만 부릴려고 한다."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언어의 천재도 아니거니와, 제가 가디언님의 상황을 잘 모르긴 하지만, 20세가 지난 성인이 된 후에야 외국땅에서 제.대.로. 외국어를 익히기 시작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어릴 때부터 살아왔던 사람들과 동일선상에서 같은 능력을 키우라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동시통역이나 성우를 하실 생각이 없으시다면, 발음이 조금 틀리는 것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 있을까?
" 있어 이렇듯이 벅찬 감동과 너에게 환희를 나는 느끼고 . 사랑해" 이렇게 영어로 말을 하여도 뜻은 통할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죠. 물론 상대방에게 미묘한 뉴앙스자체는 전달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저는 지금 한글이라는 도구와 한국어라는 언어를 이용해서 글을 적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글을 같은 한국인도 완벽하게 저의 생각을 알 수는 없습니다. 지금도 언어를 갈고 딱으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고 있는 문학자들을 존경하지만, 언어라는 것으로 표현해내는 것은 생각과 감정의 편린일 뿐입니다. 같은 모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서로간에 완벽히 자신의 감정을 소통할 수 없는데 모국어도 아닌 우리들이 가능할까요?

차라리 우리가 외국인인 것을 인정하고, 의사소통에서 조금 이상할지 몰라도, 뜻을 전달하는 것을 중심으로 상대의 교류를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은 아닐까요?


3) 목표와 도구
저도 그들과 의사소통이 더 잘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가 그리워"와 "너가 생각나"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외국어에서도 느끼고 싶습니다. 하지만 prozac의 성공적인 유학생활이라...에도 있듯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가족이 있는 한국을 떠나서 외국땅에서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처음 유학을 결심하면서 만들었던 미래들을 위해서 영어라는 언어도구를 배우고 익혔던 것이 아니었습니까? 도구와 목표가 주객이 전도되는 사태는 최대한으로 막아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언어가 도구일 뿐이기에 이런 말을 하지만, 언어가 목표시라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향해서 가다보면은 자신과 맞는 외국 친구들도 만나게 됩니다. 같은 목표이기에 전문성이 있는 용어들도 알아 들을 수 있고, 취미도 비슷하여 친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말이 통하는 7000만의 한국인이 모두가 자신의 친구가 아니듯이 모든 외국인을 친구로 만들겠다는 것은 과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현실과의 타협점을 점점 쉽게 찾아간다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이상이라는 것이 없어지면 안되겠지만, 그 이상을 위해서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써 놓고 본인도 무슨 말일까 고민중......^^;;;)


유학생 여러분 다 같이 화이팅~!



바로의 중얼중얼
유학생활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고 제가 선택한 방식을 적어보려고 했는데, 왠지 주절주절해버린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편히 살 것을 왜 유학의 길을 떠나서 이리 삽질일까? 라고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처음의 굳은 결심과 설레임을 돌이켜 보곤 합니다. 아~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이 곳에 왔구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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