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한도전에 대해서 말들이 많습니다. 소위 시청률 3%시대부터 계속 보아온 저로서는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경주"편으로 인하여 무한도전에 대한 미디어의 공격이 약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았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저는 무한도전도 1박2일도 모두 좋아합니다. 물론 무한도전은 무슨일이 있어도 챙겨보고, 1박2일은 가능하면 본다정도이긴 하지만 1박2일이 무한도전을 배낀 것이라느니 같은 웃기지도 않은 소리는 안합니다.


이번 경주편은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전달해주면서 그와 동시에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오락프로그램의 진리인 재미를 주면서, 오락프로그램이 언제나 아쉬워 하는 공익성을 갖추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경주편을 보면서 계속 떠오른 프로그램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1박2일이었습니다.

1박2일의 기본적인 컨셉은 한국을 곳곳을 소개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이 그 지방에 대한 홍보나 정보보다는 맴버 6명의 이야기와 한정된 배경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컨셉 자체에는 공공성이 강하지만, 실질적인 공공성이 너무나 약했습니다. 무엇보다 야외취침이라는 사항은 겨울이 지나간 지금에는 그리 큰 매리트를 제공해주지 않는 상황입니다. 변화가 필요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한 1박2일의 앞으로의 모범을 무한도전의 경주편이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무한도전팬인 저의 입장에서는 태호PD가 1박2일 피디에게 "이렇게 하면 되잖아"라고 과시한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1박2일로서는 곤란한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1박2일도 어느 정도는 이런 컨셉을 생각하고 기획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무한도전이 이렇게 한방을 먹였으니, 만약 비슷한 컨셉으로 하면 또 다시 "표절"이라고 말이 말을 터이니 말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1박2일이 무한도전의 경주편 컨셉을 어느 정도 차용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상대방의 좋은 점은 배우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와 공공성을 잡을 수 있는 상당히 괜찮은 컨셉이지 않습니까? 물론 표절이니 뭐니 소리가 나오겠습니다. 그냥 당당하게 벤치마킹이라고 하셨으면 하는군요. 같은 경주를 찍어도 1박2일과 무한도전은 분명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올터이니 말입니다.


예능의 절대 진리는 웃음이 아니겠습니까? 벤치마킹인지 표절인지는 무한도전의 경주편 컨셉을 얼마나 1박2일답게 만드느냐로 결정될 뿐입니다. 1박2일의 피디분이 어떤 판단을 할지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무한도전의 이야기를 한 김에 청와대방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무한도전의 오랜 팬으로서 당연히 걱정이 됩니다. 저 자신부터가 이명박 대통령을 그리 좋게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한도전에 외부인사가 나오면 절대적인 무시나 절대적인 찬양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때에는 상대방도 연예인이었지만 이번에는 "정치"라는 것이 연관되어있는 민감한 사항입니다. 직접적으로 무한도전이 대놓고 이명박 대통령을 찬양한다면 그 순간 티비를 꺼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후.....지금으로서는 일단 태호PD을 믿어보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믿음을 배신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제발...

중국 생활에서 유일하게 챙겨보는 한국 티비프로. 무한도전이 잘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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