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6점
우석훈.박권일 지음/레디앙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한국의 어느 세대나 한번 읽어볼만 하다. 특히 지금의 20대와 10대는 거의 필수적으로 읽어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 현실분석 자체는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 자체가 현재의 20대가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될 것이다. 그들은 80년대생의 고민을 머리로 이해할 뿐, 가슴으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기에 해결방안도 결국 그들만의 리그 속에 있을 뿐이다. 결국 "불우한" 20대는 스스로의 목소리가 아직 없다.


(아래 글은 책을 보면서 틈틈히 적어내려간 글이다.)
본인 자기 개발서나 논평과 같은 책을 보는 것을 그리 즐겨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괜찮은 책을 본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개중에는 괜찮은 책들도 있다. 그리고 생각을 넓혀주는 책들도 있다. 하지만 수 많은 쓰레기 중에서 그런 책을 고를 확율이 워낙에 낮기 때문에 그 시간에 차라리 고전명작이나 고문을 보자는 주의이다.

88만원 세대라는 책도 몇 번 지나가면서 사람들이 호평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하지만 별 관심이 없었다. 적당히 써낸 책이겠지. 그래 20대 우울해. 그런데 그 20대를 늙다리들이 평가를 하겠다고? 우울하게 만든 작자들이? 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가 한 친구녀석의 강력한 추천으로 고민을 하다가, 영풍문고를 가서 별로 살 책이 없었기에 냅다 사버렸다(...이거 나쁜 버릇이다. 서점을 가서 한권도 안 사고 나오면 너무 꺼림직하다. 혹자는 좋은 버릇이라고 하지만..글쎄-_-;;; 이것도 병의 일종일뿐이다.)

그리고 지금 중간까지 읽어내려가는데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현재 20대의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도 어느 정도 본인의 세계에서 구상해오던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상당히 정치-사회적인 분석이었다. 물론 경제적인 요소도 있지만....

기본적인 분석의 틀은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차이점으로 벌어진다. 아버지에게도 말씀드린 것이지만..."까놓고 말해서, 아버지가 박정희를 비판하지만, 사실 아버지 세대는 대부분 그 시대의 호황을 누리지 않았습니까? 다들 취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요. 또한 그 다음 세대인 소위 386세대는 민주화라는 화두 앞에서 자유를 누렸지요. 그런데 저희세대는 다릅니다. 현재 저희 세대는 부모 세대가 이룩해 놓은 경제 성장 속에서 안주되어서 살아왔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 경제성장에 정작 속박되어 있습니다. 모든 성공한 사람이 그렇듯이 자신의 성공한 길을 따라서 그대로 가면 된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희 세대를 보고 한심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때와는 전혀 다른 사회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만약 한국에 기회가 있다면 386이라는 세력의 자녀들에게서 나오겠지. 저희 세대에서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의 본질적인 책임은 지금의 아버지 세대에서 있습니다." 대충 이렇게 말했던거 같다.

하지만 본인의 생각은 어디까지나 뜬구름 잡기 식이었을 뿐이다. 정확한 증거를 제출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우석훈씨와 박권일씨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증거로서 본인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들은 한국의 경제시스템의 변화 속에서 20대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해석하려고 한다. 그리고 지금 한국의 시스템을 세대내경쟁이 아닌 세대간 경쟁으로 정의한다. 그 근거로서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상을 예시로 들고 있다. 경제적 결혼 가능 연령을 비롯하여 다양한 현실적인 증거로서 자신들의 생각을 논증한다. 오호....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한 부분은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 지금 현재 필자들은 한국만이 이런 20대를 수탈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본인은 이와 비슷한...아니 이렇게 되어가고 있는 또 다른 국가를 알고 있다. 바로 중국이다. 이에 대해서는 일단 이 책을 다 보고서 다시 생각해볼까 한다.(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좀 더 정리한 뒤에 하도록 하겠다)

이제 필자들이 이 상태를 어떻게 해결해야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볼 차례이다. 나름 흥미진진하게 기대하며 다시 책을 펼쳐 보련다.


읽다가 메모 :
70년대에 대학을 다닌 학번 중 많은 사람들이 전두환 시절에 대학생 정원을 대폭늘리면서 운 좋게 대학원만 졸업을 하고도 대학교수가 된 적이 있었다. 그들은 교수가 된 상태에서 야간대학원을 다니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많은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면서 박사과정에 진학하거나 유학 붐을 만들며 교수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문은 잠깐 동안만 열렸고, 석사 학위만 가지고도 교수가 될 수 있는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박사를 수용할 수 있는 대학교수직이나 연구직의 숫자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다름 세대의 박사들 특히 인문학이나 특수전공을 가진 사람들은 후에 개인적으로 아주 어려운 삶을 살게 되었다. 이 사람들에게 발생한 운명을 우리나에서는 "고학력 실업"이라고 부란다.

-- P182

이 행운의 70년대 학번 교수들의 실력에 대해서는 일단 미루어두고(개인적으로 존경해마지 않는 교수님들도 많지만, 저 분은 어떻게 교수지?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분들도 워낙에 많이 봤다) 이 분들이 정년퇴임할 시기가 앞으로 5년뒤에서 10년사이의 일이다. 문제는 이 시기에 현재 20대들도 박사과정을 마칠정도가 된다. 그렇다면 20대에게 기회가 있을까? 대답은 아니올시다. 개인적으로 현재 X세대라고 할 수 있는 90년대 초중반학번들에게 이 기회의 자리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머..그냥 생각이다. 그래서 본인도 역사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지만, 교수될 생각은 애당초 접어버렸다. 외국에서 대학과정부터 다녔더니, 학연도 없고~ 지연도 없고~ 쿡....그럼 왜 공부하냐고? 그냥 책 읽는게 좋아서 라고 당당하게 대답하지만...별로 반응들이 안 좋더군. 거참;;; 이런 대답에 반응이 안 좋은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만 말이다. 교수 되야 성공한 인생인가? 흐음...별로 그렇지 않은거 같던데 말이다. -_-


지금 해답을 읽고 있다. 그런데 잠시 빠직-_
필자는 20대을 위한 대책은 없는듯 하다. 그는 이 글을 10대 중후반이 읽었으면 하고 있다....고맙다. 사실 본인도 아버지에게 대안이 있다면 다음 세대밖에 없다라고 말하긴 했다만..허허허;;; 후....

교육의 경제학은 일단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든 일. 알면서~

그 다음 그는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공룡기업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는 한국 국내시장에 한정하여서 생각하고 있다. 필지 자신이 거론했던 조건처럼 지금은 세계화의 시대이다. 공룡기업의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공룡기업밖에 없다. 물론 아직도 중소기업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중소기업이 조만간 몇개의 기업으로 통합될 것이라고 하는 사실은 스스로도 말하고 있다. 이것은 거스를 수 없는 조건이다. 이러한 상태로 현실을 분석한 뒤에 그 다음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의 해결책 2장까지봤다. 결론적으로 참 맞는 말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말이다. 아마 필자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고, 가장 답답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3장에 나올듯 하지만....지금까지 해결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작 그가 목표로 삼은 10대중후반이나 혹은! 20대(본인 뒤끝이 살짝 있다) 스스로가 할 수 있는 해결방법이 없다. 흐음...계속 읽고 다시~


3장의 88만원에게 하는 말에서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장난하는가? 결국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글의 처음부터 정치적으로 스스로 결집될 수 없는 집단이라고 정의 혹은 현상분석을 해놓고 다시 자신만의 짱돌을 가지라는 말은? 그것도 서로 분열된 상태로의 각기 다른 짱돌을 말이다. 어찌되었던 조금이라도 정치적이 되라는 소리인가?

뭉치지 못한다는 20대보고 뭉치라고 하고, 혁명은 해결책이 아니라면서 결국 20대가 혁명을 일으켜야 된다고 말하고 있다. 어찌되었든...필자는 자신의 현상파악과도 부합되지 않은 주문을 20대에게 하고 있다. 후....

본인의 경우 정치 체계와 국가 자체를 부정하는 아나키즘계열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민족주의를 처절하게 공격하는 반민족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짱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짱돌이 될 수도 없다. 만약 이 짱돌이 그나마 위력적?!이라면 이 작은 블로그를 통한 조금의 영향력일터이지만, 본인 이상론자이지만 환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렇기에 20대 블로거의 수가 그리 적은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서 태터앤미디어라는 블로그집단에서 20대는 전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인이 유일한 20대로 알고 있다. 후....)

본인의 동생의 경우, 이 책이 말하는 소위 5%의 가도를 달리고 있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현재 20대에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결국 본인의 동생처럼 5%안에 드는 것이다. 그 길이 도덕적으로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살기위해서는 그것이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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