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대를 소개 할 때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희들은 이것을 뒤섞여 엉망진창이다(一塌糊涂 yi ta hu tu)으로 말장난을 한 하나의 탑, 호수, 도서관(一塔湖图 yi ta hu tu)라고 합니다. 북경대의 정신인 보야탑과 마음인 미명호 그리고 지성의 북경대학교 도서관만은 꼭 보셔야 됩니다.

오늘은 우선 보야탑(博雅塔)의 역사부터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보야탑이 미명호로 쓰러지는 날이 바로 북경대학교가 망하는 날이라고...


보야탑의 북경대생들에 있어서의 가치를 알려면 북대인들이 반쯤 장난으로 하는 말을 알려드리는 것이 더 좋습니다. 조금은 과장되었고 황당하게 느껴지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보야탑은 북대인들의 영혼이 모여 있다.  북대인들의 지혜와 영기가 서려 있는 곳이다."
"미명호가 북대의 눈이라면, 보야탑은 북대의 이글거리는 눈동자이다."

눈 오던 어느 날 찍은


보야탑은 총 13층으로 높이가 27미터에 이릅니다. 내부는 비어있으며 나선형계단으로 꼭대기까지 연결이 됩니다. 매년 개교기념일이면 개방을 했다고 합니다.[각주:1] 올라가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주변의 청화대학부터 멀리는 이화원까지 보이는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미명호를 끼고 찍은 사진. 미명호에 대해서는 다음편에....


1920년대, 당시에 현재의 북경대학교 부지는 추후 북경대학교와 합쳐지는 연경대학교(燕京大学)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록 하이디엔취가 조그마한 연못들로 이루어진 곳이며, 비교적 물이 풍부한 곳이었지만, 먹을 수 있는 물은 매우 적었습니다. 식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깊은 우물을 파서 지하수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물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 건축물을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예쁜 건물은 사실 "거대 물펌프 뚜껑"이였던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사실 베이징을 비롯한 북방지역의 식수문제는 지금까지도 내려오는 고질병입니다. 사실 원래 황하가 지금과 같이 고정된 루트로만 가지 않고, 자주 범람하며 물길이 변하는 시대에는 오히려 괜찮았지만, 지금은 황하가 고정이 되었고 하북지역의 식수난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그래서 50년대부터 난수이베이띠아오(南水北调)공정을 계획해오고 있습니다. 가장 간단하게 해석을 하면
장강의 물을 베이징까지 올려보낸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평지지형에서 서로 물길을 뚫는 계획에 50년 이상을 연구하며 계획하고 있는 중국을 보면서[각주:2] 산지에 순식간에 물길을 뚫겠다는 대운하를 어떻게 봐야될지는 너무 명확해 보입니다.

어느 안개 낀 날에....


당시 연경대학교의 철학과 교수였던 보션꽝(博晨光)이 자신의 숙부인 보야(博雅)에게 돈을 지원 받게 됩니다. 그리고 1924년 7월에 드디어 "거대 물펌프 뚜껑"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단순한 뚜껑은 아니었습니다. 보야탑은 북주(北周)시대에 만들어진 통주(通州)의 열등탑(燃灯塔)을 모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단순한 물펌프 뚜껑이 아니라, 연경대학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어울리는 건축물을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결과 물펌프 뚜껑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할 건축물이 태어나게 됩니다.

특히 미명호에 살며시 비치는 보야탑을 벤치에 앉아서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터질 듯이 차 오름을 느끼고는 합니다. 여행을 오신 분들도 미명호 벤치에 앉아서 조용히 보야탑을 바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북경대학생들의 영혼이 당신에게 다가 올 것입니다.




몸이 안 좋은데..........아무래도 신종인플루엔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 예방접종을 맞으신 어느 분에게 옮겨 온 듯 합니다. 예방 접종이니 특별히 위험할 것은 없겠지만, 이것이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군요. 약속한 날이라 일단 어떻게든 써서 올리긴 하지만...헤롱헤롱...이군요.....헤롱헤롱...


  1. ....좋겠다. 졸업하기 전에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가 볼까나-_ [본문으로]
  2. 물론 중간에 문화대혁명과 같은 온갖 곡절이 있었지만.... [본문으로]
我可是觉得在北京仿佛没有春和秋。老于北京的人说,地气北转了,这里在先是没有这么和暖。只是我总以为没有春和秋;冬末和夏初衔接起来,夏才去,冬又开始了。

鲁迅《鸭的喜剧》里。。。

나는 베이징에는 마치 봄과 가을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베이징 토박이들은 지세가 북으로 휘돌아서 전에는 (봄과 가을의) 따사로움이 없었다고 말하고는 한다. 단지 나는 언제나 봄과 가을이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겨울의 끝과 여름의 처음은 서로 이어져 있고, 여름이 떠나가자마자 겨울이 다시 시작된다.

루쉰 "거위의 희극" 중에서...


베이징에는 여름과 겨울만이 있고, 가을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30도를 넘는 더위에서 어느 순간 영하로 기온이 뚝 떨어지고 만다. 영하의 기온에서 어느 순간 반팔을 입지 않으면 땀이 온 몸에 흘러내리는 여름이 된다.

사실 베이징에도 순식간에 사라지는 봄과 가을이 있다. 너무나 빨라서 오래된 토박이들만 알 수 있는 이 순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선선했던 아침에서 살며시 냉기가 묻어오기 시작하였다. 비록 추위를 싫어하고 더위를 사랑하는 본인이지만, 올해의 베이징의 여름은 겨울을 기다리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이제부터 잠시동안 시작되는 베이징의 가을. 짦은 만큼 아름다운 그 계절에 또다시 들어오는 신입생들의 생기발랄한 모습들이 벌써부터 그려진다. 그리고 그 만큼의 시간을 나는 이곳에서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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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만에 생각나는대로 쓴 다음 곧장 올렸다. 그리고 다시 보니 떨어지는 낙엽에도 수백만가지의 이유와 슬픔을 느끼는 10대의 감수성같은 야시꾸리한 글이 된듯도 하다. 돌려서 말하지 않고 직접 말하자면...왠지 무지막지 부끄럽고 낯 간지러운 글이 되었다. 머지.....감수성 제로에 도전하던 본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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