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중앙일보


이구영 화가가 그린 "더러운 잠"은 에두아르 마네의 대표작 "올랭피아"와 조르조네(Giorgione)의 대표작 "잠자는 비너스'(Venere dormiente)"를 재해석해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를 풍자한 작품이다. 그런데 "더러운 잠"은 여성혐오라는 이유로 논란이 되고 있다. 


풍자 대상자가 선택하지 못하는 신체, 양상, 소속, 성적 특성 등에 대한 내용이 아닌 풍자 대상자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합리적으로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일명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풍자는 얼마든지 가능하며,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되어야 한다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한국의 헌법 제22조는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물론 자유에 상응하는 책임은 이구영 화가가 가장 크게 짊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구영 화가를 응원한다고 하는 본인도 일정한 책임을 분명히 질 것이다. 왜냐하면 본인은 "더러운 잠"에서 여성혐오의 의도는 전혀 보이지 않고, 대통령의 실정과 부패를 비판하려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각해도 "여성 누드"는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이 생물학적인 성별이 "여성"이기 때문에 등장한 것이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남성"이었으면 "남성 누드"였을 뿐이다.


물론 해당 풍자를 "여혐" 혹은 "내재된 여혐"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자유이다. 본인은 그들에게 있는 비판의 자유도 긍정한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가질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화가의 작품을 훼손하는 행위가 발생했기에 본인 도저히 참지 못하여 공개 응원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대상을 부정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당분간은 조용히 학위논문에 매진하려고 했건만......"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어서 사상의 자유가 대놓고 침해 당하는 모습에 울컥해버렸다. 대체 언제쯤 한국에 다시 자유로운 "해학"과 "풍자"가 돌아올 수 있을까? 조선시대에도 광대는 지배계층에게 자유로이 "해학"과 "풍자"로 노닐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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