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시 시대 요하일대에는 찬란한 문화가 꽃을 피웠다. 그리고 지금 중국과 한국에서는 각자 요하문명이 자신의 것이라고 하면서 인터넷에서 설전을 전개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중국의 주장만 있고, 한국에는 한국의 주장만 있다. 대중에 정보를 전달해야되는 신문에서는 민족감점만 일으키고 논리와 증거에 대해서는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1) 요하문명(홍산문화)은 무엇인가?
1980년대 랴오닝(遼寧)성 요하 지역에서 황하문명보다 앞선 시대의 문명이 존재했었다는 고고학적 증거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요하일대에는 기원전 7천년에 이미 독자적인 신석기 문화가 존재하였고, 기원전 3500~3000년쯤(홍산문화 후기)에는 이미 초기 국가형태가 갖추어졌다고 추정되고 있다.



2) 중국학계의 의견은?
중국학계는 발굴 초기에는 홍산문화의 주도세력이 동이족이나 예-맥족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발굴 후반기로 갈수록 중화민족의 시조라는 황제의 토템과 발굴유물이 일치한다고 주장하면서 황제와 연관을 시키려는 학자(레이광젼 雷广臻)들이 나타났다. 특히 곡옥에 대해서 용으로서의 상징성을 이야기하면서 중화의 시초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석은 아직 논쟁이 진행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황제는 전설상의 인물일 뿐이며, 중국의 형성에서 결코 황하문명뿐만이 아니라 여러 지역의 다양한 문화들이 서로 융합하여서 만들어졌다는 의견이 강한 만큼 해당 의견은 제대로 된 학설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겠다[각주:1].

중화제일용이라고 말하는 곡옥. 근데 용이려나...



3) 한국학계의 의견은?
한국학계에서는 요하문명에 대해서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소수의 곡옥이나 관련 유물과의 유사성을 근거로 홍산문화가 한반도문화의 원류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선문대 이형구 교수(고고학)는 중국의 ‘요하문명론’에 대응해 ‘발해문명론’까지 주창하고 있다.

그러나 곡옥이나 대응 유물은 매우 소수이며, 요하부터 한반도까지 이어지는 연결점이 없어서 확실한 증거로 사용되지는 못한다. 하다 못해서 동이족과 고조선의 연결지점은 고사하고, 고조선이 어느 정도의 정치체계로 발전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요하기원설은 근거가 매우 약한 설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각주:2].

무엇으로 보이는가? 용? 돼지?



4) 요하문명은 한국과 중국 모두의 것이다.
요하문명은 분명 신석기시대에 요하지역에서 발전했던 문명으로 보인다. 그럼 그렇게 발전한 문명이 현재의 중국대륙과 한반도 모두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은 당연하다고 본다. 오히려 "요하문명이 중국대륙에만 영향을 주었고, 중국대륙만이 그 영향을 이어 받았다!"라고 하거나 "요하문명은 한반도에만 영향을 주었고, 한반도만이 그 영향을 이어 받았다!"라고 말하는 것은 본인에게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로 느껴진다. 마치 프랑스가 "로마의 영향은 프랑스만 받았다!!" 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요하문명이 한반도와 중국대륙 모두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렇기에 요하는 현재 한국과 중국 역사 모두의 기원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대체 무엇을 뺏고 말고 한단 말인가[각주:3]?

  1. 중국사학계는 다민족주의로 간다고 말을 하면서도 허구의 인물인 황제까지 끌어들여서 무리한 한족중심설로 가려는 일부 세력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은 스스로가 기본적인 논조라고 말하고 있는 다민족주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행위일뿐만이 아니라, 역사학과 고고학의 방법론에서도 어긋나는 행동이다. 하상주시대에도 다양한 "집단"들이 혼재하며 살아갔다는 것이 고고학적으로 계속 들어나고 있는 만큼 허구의 황제의 토템까지 도입을 하는 무리수보다는 황제의 토템 자체가 다양한 집단들의 토템이 융합하여 만들어진 것이고, 그러한 다양한 집단 중에 요하가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합당해 보인다. [본문으로]
  2. 한국사학계의 웃긴 점은 우리에게 영향을 받은 것은 한국에 융화되었고, 한국이 영향을 준 것에서는 찬란히 남아 있다고 이야기한다. 기마문명이니 요하문명이니 하면서 한반도가 영향을 받았고 우리안에 융화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반대로 일본에 전해진 것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융합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무시하며, 한국의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남들은 역사조작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정작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다. 우리 모두가 고조선의 유물이 비파형동검이라고 교과서에서 배웠다. 그런데 이에 대한 증거는 층위나 지리적 위치가 "그.럴.것.같.다."라는 추측밖에는 없다. 그러면서 당당하게 교과서에 명시해놓았다. 이런 것이 역사조작이 아니고 무엇인가? [본문으로]
  3. 같은 논리로 동이나 고구려도 누구만의 것이 아니다. 동이자체가 통합된 집단이 아니었다는 것은 이젠 너무나 명확해 보이며, 동이의 범위를 보면 한반도와 중국대륙 모두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동이는 무조건 그냥 한국인의 조상이고, 절대 중국인의 조상이 아니다." 이건 대체 먼 논리인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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