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많은 분들이 양력으로 생일을 보냅니다. 그래서 음력생일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르시고는 합니다. 그러나 할아버지 세대가 아닌 창창한 20대에도 음력생일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저도 있습니다.

주민등록상의 제 생일은 11월 4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만 해도 생일축하를 하시는 분들이 좀 있으시더군요[각주:1]. 죄송하지만 제 생일은 아직 한달 이상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설령 생일이라고 하더라도 생일을 챙기지도 않습니다. 사실 올해는 몇일이 생일인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12월 하순의 어느 때겠지요[각주:2].

저희 집에서 생일은 그냥 아침에 미역국 먹는 날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오늘 누구 생일이다라고 하면, 축하 한마디 하고 끝입니다. 지금까지 자라오면서 생일파티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슬프거나 외롭지도 않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해오고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아! 딱 한번 생일파티를 한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제가 초등학교 시절이었을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 집들이 + 생일파티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그냥 날자가 맞다보니 생일파티를 껴다 맞춘 것에 불과할 뿐이었지요.

성인이 된 이후의 생일도 보통 떠올리지도 못하고 지나가거나 떠올렸다면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혼자서 맥주나 와인 혹은 블랙러시안등의 주류를 마시면서 천장을 바라보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날일 뿐입니다. 생일날이라고 사람들을 불러모아서 난리치는 것이 더 귀찮고 짜증난답니다. 이를 보고 불쌍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난리치는 생일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이해를 하며 간섭하지 않는 것처럼, 제가 생일을 보내는 방식을 간섭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는군요.

아직도 음력 생일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생일을 중시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좀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세상에는 양력생일을 보내고 생일이면 파티를 열고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야 행복하다는 사람들과는 또 다른 세상도 있는 것입니다.

건조함과 더러운 물로 생긴 아토피로 죽어가는 어느 생일날...

  1. 어느 분은 작년에도 11월 4일날 축하해주셔서 설명해주었었는데.... [본문으로]
  2. 이번에는 크리스마스랑 겹치려나..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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