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이 열린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하여 변화된 것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평가할 수 있을 때가 슬슬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하여 시민들의 의식은 어느 정도 변화하였는지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베이징 올림픽 이후 변화한 것은 거의 없어 보인다. 베이징 올림픽은 단순히 축제로 끝났고, 다들 집으로 돌아가서 전과 똑같은 삶을 보내고 있다. 올림픽 당시 자제했다던 거리 무단횡단의 풍경도 다시 돌아왔다.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줄을 서는 것도 없다. 죽음을 느끼게 할 정도의 난폭한 운전도 여전히 존재한다. 기초적인 질서에 대한 의식은 그리 높아지지 않았다.

이는 과거에도 지적한 적이 있지만, 베이징 올림픽 당시의 나름 수준 높았던 질서의식은 모두가 위로부터의 세뇌와 교육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에 의한 스스로의 변화가 아니었던만큼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만 예쁜 옷을 억지로 입었을 뿐이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자 불편한 옷을 쉽게 벗어버렸다.

물론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젊은층의 의식수준은 상당히 개선이 되었다. 과거와는 다르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의 자리 양보도 간간히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베이징 올림픽이 없어도" 이루어졌을 정도의 변화이자 발전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긴 했을듯 하지만 말이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1년. 베이징은 아직도 상명하복(위에서 명하는 것을 아래에서 그대로 따른다)의 정신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였고, 이는 앞으로의 중국의 발전에 큰 장애가 될 것이다.

베이징에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나오는 소리가 있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나오던 말인데, 솔직히 들으면서도 웃었던 말이다. 尊老爱幼是中华民族的传统美德 (노인을 존경하고 아이를 아끼는 것은 중화민족의 전통미덕이다.) 들을 때마다 이 소리를 했다. "웃기시네"

중국은 특히 문화대혁명을 통하면서 소위 말하는 전통미덕과는 완전한 이별을 했다고 보아도 된다. 객관적으로 이야기 하면 단절이 되었다. 그리고 최근 다시 이에 대한 부활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통이 무조건 잘못 된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긴 시간동안의 단절은 그리 쉽게 회복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올림픽 전까지는 자리 양보같은 것은 상당히 보기 힘들었고, 본인이 양보를 하면 저새끼는 머야? 라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올림픽이 지난 이후에 나름 상당히 개선되었다. 최근에는 다음과 같은 사건이 벌어지기 까지 했다.

중국 칭다오에서 20세 정도의 여자가 노약자석에 앉아 있으면서 노인에게 양보를 해주지 않자. 옆에 있던 한 중년 남자가 자리를 양보하라고 했다가 싸우게 되었다.. "이 버스에 이렇게 자리가 많은데, 대체 왜 나한테 자리를 양보하라는 거야?" 남자가 대답하길 :" 그 자리는 노약자 전용이고, 노인이 당신 앞에 있으니까" 그러니까 여자가 무시했다고 한다.


결국 열받은 남자는 주머니에서 100원짜리 돈을 꺼내서 여자의 얼굴을 치면서 말했다. "자리 좀 비키지? 비키면 100원 줄게. 비킬거야 말거야?" 그래서 결국 마구잡이로 싸우게 되고, 남자는 힘으로 여자를 밀어낸다. 주위에서는 잘한다라는 소리들이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실제로 올림픽 이후에 베이징과 연안의 발전된 도시를 중심으로 상당히 괜찮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칭다오도 그런 도시중에 하나이다.(칭다오는 특히 한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제 중국 친구 한명은 : 사실 몇몇 도시에 한정되어있을 뿐, 중국 전체적으로는 아직 한참 멀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조금씩이나마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보낸다.

 사실 한국에서는 뉴스거리조차 되지 못하고, 미치지 않았으면 감히 그렇게 하지도 못합니다. 아니 한국은 미칠듯히 위험한 모습이 보여집니다. 이번 겨울에 한국에 갔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비록 사람들이 없는 지하철이지만, 한국에 계신 분들은 지하철 만원 상태에서도 노약자석은 비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는 상당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뭐냐고요? 노약자석이  왜 무조건 비어 있어야 될까? 노약자 석은 어디까지나 노약자들을 위한 자리이지, 노약자가 아니면 아예 앉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저 곳에 함부로 앉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혹은 어떤 눈빛을 받게 될지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넘침은 모자람만 못 한다는 뜻이다. 중국이 전체적으로 조금 더 개선된 노약자석 문화가 이루어져야 된다면, 한국은 조금은 완화되고 융통성 있는 노약자석 문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奥运十要十不要

올림픽해서 해야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10가지.

 

要保护奥运知识产权 不要买卖盗版制造假冒

올림픽의 저작권을 보호하자. 가짜 상품을 팔거나 사지 말자.

(....한마디로 올림픽으로 나라 차원에서 돈 벌어야 되니 닥치라는거--)

要遵守奥村保护条例 不要滥用奥运旗徽歌标

올림픽 보호 조례를 지키자. 올림픽 상징물들을 남용하지 말자.

要牢记交通安全法规 不要翻越护栏闯灯猛跑

교통 법규를 지키자. 무단 횡단이나 신호 위반을 하지 말자.

要服从指挥顺序而行 不要违章抢行拒绝疏导

지휘에 따라서 순서를 지키자. 새치기 하지 말자.

要美化市容保护环境 不要随地吐痰摆摊占道

환경보호를 하자. 아무데서나 침 뱉지 말자.

要珍惜首都文物设施 不要污损刻划乱贴广告

베이징의 시설을 아끼자. 아무데나 광고를 붙이지 말자.

要爱护体育场馆设施 不要寻衅滋事无理取闹

체육관 시설을 아끼자. 소란을 피우며 난리치지 말자.

要维护赛场安全秩序 不要乱扔杂物自带饮料

경기장의 안전질서를 준수하자.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고 음료수를 가지고 오지 말자.

要争做文明守法观众 不要赌球倒票妨碍安保

문명적이고 준법적인 관중이 되자. 도박을 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지 말자.

要提高奥运法律意识 不要违法违规影响全貌

올림픽 법률 의식을 높이자. 위법으로 인하여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게 하자.

 

정확한 번역은 아닙니다. 사실 이런 구호를 정확하게 번역하는것이 더 이상한 것이겠죠. 그냥 거의 맘대로 뜻만 옮겨 적었습니다.  그 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정확하게 다듬은것은 귀.찮.습.니.다. -_)

 

원래 내용으로 돌아와서 사실 제 주위의 중국사람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저처럼 중국에서 몇년을 보내서 썩을 대로 썩은 준법의식을 가진 사람보다 훨신 괜찮아 보이는 중국인을 만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어디까지나 중국 최고의 엘리트 지식인들이 있는 곳에 있습니다. 북경대 학생과 교수들의 숫자는 전체 베이징 시민에 비하면 극소수들일뿐입니다.

대다수의 일반 시민들은 아직도 한숨이 나오는 수준입니다. 택시를 타면 택시기사가 목욕을 하지 않아서 나는 꼬랑내가 직격으로 코를 자극합니다. 길거리를 무단 횡단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며, 러시아워때 사거리는 서로 가려는 차들로 인하여 레고 조립을 합니다. 한심하고 한심해서, 올림픽을 통해서 중국은 세계로부터 드럽게 욕먹을 것이라는 생각이 모락모락 나옵니다.

한국은 88올림픽때 극적으로 시민의식이 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베이징이 변한다고 해서 전국으로 파급되기에는 너무나 땅이 넓고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도 베이징이만이라도 변하기를 기대해 봅니다만...중국에서 오래 되었다면 오래 썩은 사람으로서 회의적인 생각들이 너무 많이 드는군요.

 

그리고 저넘의 놀라운 구호 작성능력은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작년에는 "8가지 영광과 치욕"이라는 제목으로 초딩스러운 내용을 만들더니, 이제는 "올림픽 10가지 해야될일 하지 말아야 할 일"로 구호를 만드니 말입니다. 그것도 전국가적으로 이런 구호를 배포한다는 것에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군요. 아직 중국에서 덜 썩었나 봅니다. 혹시 모르죠. 한국 88 올림픽 전에도 저와 같은 구호가 있었는지도요. 단지 제가 어렸을 때라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지금 저런 구호들을 20년뒤에 중국사람들이 다시 본다면, 지금 제 느낌하고 비슷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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