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대를 대표하는 3대 상징은 보야탑과 웨이밍호 그리고 도서관입니다. 저번에는 북경대의 정신 보야탑(博雅塔)을 소개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북경대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는 웨이밍호(未名湖)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북경대의 정신 보야탑(博雅塔)에서 나오는 호수 자체가 웨이밍호랍니다.

* 웨이밍호(未名湖)의 작명시기는 1920년대입니다. 한국 외래어표기법에 의거하면 웨이밍호가 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 한자 독음으로 미명호라고 말씀하시는데 이는 틀린 것입니다.

제가 찍은 사진이지만..잘 찍었다~!


웨이밍호는 청왕조 원명원(圆明园)의 부속정원으로서 화곤(和珅)이라는 당대의 고관의 화원인 수춘원(淑春园)의 인공호수였습니다. 그 당시의 유적은 사실상 돌배(石舫)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현재는 돌로된 기초만이 남아 있는 이 돌배는 이화원에 남아 있는 돌배를 모방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돌배의 의미를 생각하면 결코 복제해서는 안되는 죄입니다. 그래서 화곤도 권세가 추락할 당시에 돌배로 한 소리 듣게 됩니다. 나중에 이 돌배에서 술을 마시면 졸업을 못한다는 속설이 만들어질 정도로 분위기가 좋으면서 돈 없는 사람들이 올 만한 곳으로 나름 자리잡았지만 말이지요.

웨이밍호에 남아 있는 돌배

이화원의 돌배


돌배(石舫)의 의미는?
"물은 배를 띄우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잇다..[각주:1]" 한번 쯤 들어보셨나요? 여기서 물이 비유하는 것은 일반백성들이고 배가 의미하는 것은 왕조입니다. 백성들은 왕조를 유지하는 근본이지만, 백성들은 그 왕조를 전복시킬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백성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그것에 귀를 기울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럼 돌배를 만들어서 절대 침몰하지 않게 만들면 왕조도 영원히 가는거네? 그따위 생각으로 돌배를 만들게 됩니다. 딸랑딸랑 아부하는 실력은 우수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원래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병신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군요. 또 그 말에 혹한 황제도 똑같은 놈입니다[각주:2]

여기가 보통 사진을 찍는 포인트입니다. 웨이밍호 비석을 뒤로 보야탑이 보이는 최고의 앵글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훗날 북경대학교와 합쳐지는 연경대학(燕京大学)이 이곳에 학교터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이름이 없었던 이 호수에 누군가 이름을 붙여주어야했습니다. 그래서 온갖 이름이 다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저도 감히 번역작업을 천천히 진행하고 있는 전묵(钱穆) 선생님이 웨이밍호(未名湖)라고 작명하셨습니다. "이름 없는 호수"라는 뜻입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감히 이름을 지을 수 없다는 뜻인 동시에 한명의 지식인으로서 명성보다는 이름 없어도 아름다운 호수를 본 받으라는 의미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각주:3].

* 제가 천천히 번역중인 전묵선생님의 글을 보시려면 호수 위의 한가로운 생각(湖上闲思录)

북서쪽변입니다. 저의 사진 실력일까요? 아님 원래 예쁜데 이것밖에 못 찍는 걸까요?


연경대학교가 북경대학교와 합쳐지고 문화대혁명의 시기가 지나는 그 모든 시간 속에서 미명호는 계속 북경대인들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공부로 지친 사람들은 이 곳으로 천천히 걸어와서 조용히 보야탑이 비치는 웨이밍호를 바라보고는 합니다. 이른 새벽 1KM 정도의 호수 주변을 돌면서 체력을 잃지 않으려 하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웨이밍호 주변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조깅을 하는 느낌은 말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11시면 점등시간이 되어버리는 4명이서 동시에 같이 사는 북경대 본과 기숙사에서 연인과의 달콤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이곳보다 좋은 곳은 없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동물의 왕국"이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하고는 하답니다. 반대로 그 연인과 헤어짐으로 슬픔에 잠길 때 위로해주는 찰랑거림이 있습니다. 사실 몇 년에 한 번씩 웨이밍호에서 자살사건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웨이밍호의 위로도 그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나 봅니다.

아렇듯 북대인이라면 그렇게 수 많은 추억들이 미명호에 있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북대생들이 반쯤 장난으로 만든 "북대인이라면 꼭 해보아야될 일" 중에서 웨이밍호에서 수영해보기도 있었군요. 전 안해봤습니다. 피부가 안 좋아서...-_
 

겨울 웨이밍호에는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사진에 무엇인가가 보이시나요?

바로 스케이트를 탈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스케이트와 의자스케이트 두 종류가 있습니다. 개인이 스케이트를 타고 갈 수도 있고, 과거에는 난잡했지만 지금은 학교에서 거의 직접적으로 운영하는 대여하는 곳에서 빌려서 탈 수 있습니다.

제가 눈 오는 날 찍은 사진입니다. 열심히 수업 가는 길에 찍었던지라 앵글이 나이스하군요-_-!


웨이밍호에 대한 이야기는 이 쯤에서 접도록 하겠습니다. 웨이밍후 주변을 소개하려면 아직 멀고도 멀었습니다. 괜히 웨이밍후와 그 주변이 2001년에 "중국중점문물보호단위"(全国重点文物保护单位)로 선정된 것이 아닙니다. 역사가 쉼 쉬는 주변 이야기는 다음부터 하나하나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타켓은 북경대 도서관이군요. 솔직히 제 느낌상으로는 제일 날로 먹을 만한 곳입니다. 소개하기 시작하면 복잡하겠지만, 어차피 여행객들은 안에 못 들어오니까 적당한 역사만 소개하고 은근한 자랑질만 해주면 되겠죠. 음하하하-_;;; 안쪽도 소개해야될까요? 별 것 없는데;;; 그냥 컴퓨터에 책...아..시스템 소개를 살짝 하면 되겠군요. 흐음...


  1. 水则载舟,亦能覆舟《荀子,哀公》 [본문으로]
  2. 그리고 대운하라는 돌배를 지으려는 어느 분....반성하세요. [본문으로]
  3. 하지만 지금은 중국 사람중에 이 "이름 없는 호수"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쿨럭.... [본문으로]
정확하게 12월 10일, 베이징에 눈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설경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북경대학교입니다. 위의 사진은 북경대학교의 상징?!인 보야타(博雅塔)의 모습입니다. 저도 찍기는 하였지만 날씨가 너무나 안 좋은 관계로 인터넷에서 찾아서 가지고 왔습니다.(참고로 올해 사진은 아닙니다. 올해는 저 앞에 흉물스러운것이...)  이상하게 막아놨더군요.-- 그냥 삭제해버렸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추후 보충하겠습니다.)

IMG_1091 

제가 수업을 자주 듣는 북경대학교 역사과 고대사연구센터입니다. 예전의 원림(园林)을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북경대학교에서 오래된 거의 대부분의 건물이 예전의 건물을 개조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북경대학교를 다녔다는 사람들도 잘 모르거나, 와본적이 없는 변두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흔히 북경대학교라고 하면 미명호(未名湖)까지만 오시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 북쪽으로 더 가시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좋은 곳을 볼 수 있습니다. 단! 자신이 길치라고 생각하시면 절대 오시 마십시오. 여기서 뱅뱅 돌면서 헤매시는 분들 많이 봤습니다.


 IMG_1090

수업하는 가는 길입니다. 걸어서 대략 10분에서 15분이 걸리는 여정이지만 그리 싫지만은 않은 것은 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의 자태를 뽑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북경대학교에서 본과를 나왔다는 중국학생이든 한국학생이든 이곳으로 와보지 못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북경대학을 배낭여행 오시는 분들은 꼭 오셔서 한적한 한때를 만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북경대에 다시는 학우 여러분! 귀찮다고만 하지 마시고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들! 너무 귀차니즘에 중독됐어! -_-+


 IMG_1088

여름에 커플들이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을 장소가 눈이 내려 조금 슬퍼보입니다. 하지만 내년에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을 기약하며 살포시 눈이불을 덮어봅니다.



# 전 어디까지나 독립계정을 가지고 있어서...트랙픽 문제상 3장의 사진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어딘가에 속하는 것이 무지막지 싫은 걸요.

하나의 대학이 관광 코스가 될 수도 있다. 특히 한국 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이 점차 외국으로 나가는 추세이고, 그 중에서 북경으로 오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그럼으로 해서 북경대에서 단체 관광을 온 한국 사람들을 보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그리고 대부분의 한국 본과생들은 중국인인척 지나간다. 붙잡히면 "단지 같은 한국인임을 내세워서" 안내를 오래 해달라고 억지 부리기 일수여서 그렇다. 본인도 괜히 잡혀서 한시간동안 삽질한 적도 있다.

음음...그런 분들을 위해서 미리미리 알아보고 설명 없이 오라고 북경대학교 기본적인 것 몇개 소개해보겠다. 소개 해야될 것도 나름대로 많고, 무엇보다 장편의 포스팅 쓰기도 귀찮음으로, 생각날떄 몇개씩 올리도록 하겠다. 어차피 볼 사람도 몇 안될터인데 머-_-;;


북경대에는 동문, 서문(서남문), 남문이 있다. 북문은 없다. 그 중에서 학생들이 제일 많이 다니는 문은 동문과 서남문이고, 신입생들은 남문을 통해서 들어온다. 아무리 봐도 서문은 버려진 곳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곳이 처음 북경대가 세워졌을때 (그떄는 이름이 연경대학이었다) 정문이었던 곳이라 아직도 졸업식만 하면은 여기서 사진을 찍어댄다. 물론 관광객들도 나름 뽀대가 나는 문인지라 사진을 찍어댄다.

저기 현판에 적힌 북경대학은 위대한 영도자 모택동동지가 친히 휘갈려주신것이다. 참고로 여기 근처 모든 대학의 현판은 싹다 모택동 동지의 친필이다. 그래서 글씨체가 다 똑같다. 만약 아는척 뻥을 치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모택동 글씨라고 하면 뽀대가 안나니까, 왕희지의 글씨라고 하거나...아님 노쉰이 쓴거라고 우겨라. 이거 모택동이 썻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 의외로 많다-_-;;





서문이 북대인들의 뽀대용이라면, 미명호는 북대인들의 휴식처이자 뽀대이자...동물의 왕국이다.-_-
북경대에서 사진을 찍으면 절대 빠질래야 빠질수도 없고, 저기 우뚝 솓은 탑이 없다면 미명호 같지 않은 우리의 미명호. 未名湖 이름 없는 호수라는 매우 운치 있어 보이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이름 넣기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미명호가 됐다는 전설이 있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리 아름답다고만 할 수는 없다. 나름 한 대학안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운치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제 현실을 처철하게 뜯어 보겠다. 저기 우뚝 솓아 있는 탑은 우리에게 많은 멋과 운치를 안겨다 주긴 한다. 하지만 저 탑의 실제 모습은..."물.탑." 20세기 초, 식수공급이 원활하지 않던 시기에 물을 저장하려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보이탑이라는 다른 이름도 있지만...저 탑 아래가서 보면 저 탑의 이름은 "수.탑."

또한 북대인들의 동물의 왕국이라고 칭한 이유가 있었으니...5월에 따듯해져서....10월초 연휴를 마지막으로 할때까지의 기간동안 우리의 돈 없는 학생들이 데이트겸 산책으로 미명호를 돌다가...그냥 불타올라서 근처 풀밭으로 들어가기 떄문이다. -_-;; 음...머....다음 말은 필요 없겠지? ^^;;




사실 시리즈로 천천히 제대로 소개할까도 생각했다.
아예 정말 제대로 만들어서 출판사에 기획 넣어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만사 귀찮다.-_- 음하하하.....퍼퍼퍽;;
(후...제대로 만들어서 출판해도 돈도 안될거 같고 말이다. 한국에서 북경대 북경대 해도, 하버드 소개 같은 책에 비하면 허접쓰레기 인걸......아니었나??)


50년대 북경대. 아직도 스케이트 탄다..겨울이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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