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을 하면서 한국 방송프로그램을 본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길다면 긴 해외생활에서 빠지지 않고 무조건 보는 것이 무한도전이다. 소위 시청율 3%대부터 보아왔던 무한도전이 이런저런 프로그램들과 비교되어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 특히 비교되는 1박2일.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차이가 명확하게 들어나고 있다고 생각된다.


1박2일이 계속 같은 컨셉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는 반면에 무한도전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어떤 블로거분이 이야기하셨지만, 무한도전이 매주 하는 특집은 그 자체로 고정코너로 만들어도 큰 문제가 없을 재미있는 컨셉들이다. 하지만 본인에게는 그것말고 다른 것이 더 중요해보인다.

얼마전에 부산사직구장문제로 말이 많았던 1박2일. 하지만 우리는 더욱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리얼이냐 아니냐라는 문제라기 보다는, 어떤 맴버를 좋아하고 말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스탭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적 배경의 문제이다.

스포츠에 대해서는 1박2일이나 무한도전이나 여러가지로 실험을 해왔다. 그런데 그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무한도전의 대부분의 스포츠는 대부분이 비인기종목들이다. 앙리가 출현한 축구와 같은 것이 있지만, 그것은 스타를 모셔놓은 컨셉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야될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베드민턴, 레슬링, 핸드볼과 같은 비인기종목에 치중하고 있다.

그에 반하여 1박2일은 어떠한가? 혹시 씨름이라던지 배드민턴 혹은 탁구를 거론하실 생각이라면 해당 종목과 레슬링, 핸드볼을 비교해보라고 하고 싶다. 무엇보다 해당 내용을 중점으로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양념처럼 들어간 것인지도 생각해보셨으면 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같은 야구 시합장에서 공연을 하여도 무한도전은 "고교야구"의 현장으로 갔다. 그에 반하여 1박2일이 선택한 곳은 야구의 성지 "사직구장"이었다. 어차피 사직구장은 그들이 가지 않아도 모두가 관심을 가져 줄 곳이다. 그런데 고교야구는?!

그런 이유로 이번 사직구장편은 적당한 타협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야생"이라는 단어를 붙이기 스스로도 민망할 부산편은 둘째 치고라도 사직구장이라는 이미 유명한 곳에 대해서 뭍어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숨이 나오는 것은 무한도전의 경주편을 제대로 벤치마킹해보았는지에 대해서이다. 경주편은 경주라는 누구나 가는 수학여행지의 새로운 면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번 부산편은 대체 무엇인가? 1박2일의 부산편의 어디에 부산의 새로운 모습이 있었던가?

예능은 웃기는 것이 생명이다. 하지만 그것에서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예능은 예능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어야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부과적으로 1박2일을 좋아할래야 좋아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는 과도하게 남발되는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를 이용한 과장된 자막과 맨트들이다. 똑같이 중국에 오면서 무한도전은 사막으로 가서 나무를 심었던 것에 비하여, 1박2일은 "민족의 성지" 백두산에 갔다. 과연어느쪽의 의미가 진정으로 더 높은 지는 개인마다 판단이 다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1박2일의 백두산편은 민족주의 감정을 이용한사기라고 판단할 뿐이다.그리고 그에 상응되는 과도한 감정적인 자막들이다. 감동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1박2일 스탭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인가? 진정한 감동은 그냥 조용히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대놓고 감동하라고 하면 참도 감동스럽기도 하겠다.


어디까지나 무한도전의 팬으로서 하는 소리이지만, 무한도전이 사직구장에 갈 일도 없겠지만, 만약 간다고 한다면 그렇게나 "감동적"이었던 관중의 노래소리가 얼마나 더 크게 울려퍼졌을지 상상해 본다. 그리고 1박2일은 그냥 순회공연단이라고 이름을 개명하는 편이 더 좋을 듯하다. 비꼬는 것이 아니고, 다수의 가수를 맴버로 데리고 있는 장점을 잘 활용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복불복이니 머니라는 억지 웃음이나 강요하지 말고 말이다. 그리고 무한도전이 계속 "삽질"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도 정준하씨는 좀 빠져주었으면 한다.)





요즘 무한도전에 대해서 말들이 많습니다. 소위 시청률 3%시대부터 계속 보아온 저로서는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경주"편으로 인하여 무한도전에 대한 미디어의 공격이 약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았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저는 무한도전도 1박2일도 모두 좋아합니다. 물론 무한도전은 무슨일이 있어도 챙겨보고, 1박2일은 가능하면 본다정도이긴 하지만 1박2일이 무한도전을 배낀 것이라느니 같은 웃기지도 않은 소리는 안합니다.


이번 경주편은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전달해주면서 그와 동시에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오락프로그램의 진리인 재미를 주면서, 오락프로그램이 언제나 아쉬워 하는 공익성을 갖추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경주편을 보면서 계속 떠오른 프로그램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1박2일이었습니다.

1박2일의 기본적인 컨셉은 한국을 곳곳을 소개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이 그 지방에 대한 홍보나 정보보다는 맴버 6명의 이야기와 한정된 배경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컨셉 자체에는 공공성이 강하지만, 실질적인 공공성이 너무나 약했습니다. 무엇보다 야외취침이라는 사항은 겨울이 지나간 지금에는 그리 큰 매리트를 제공해주지 않는 상황입니다. 변화가 필요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한 1박2일의 앞으로의 모범을 무한도전의 경주편이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무한도전팬인 저의 입장에서는 태호PD가 1박2일 피디에게 "이렇게 하면 되잖아"라고 과시한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1박2일로서는 곤란한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1박2일도 어느 정도는 이런 컨셉을 생각하고 기획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무한도전이 이렇게 한방을 먹였으니, 만약 비슷한 컨셉으로 하면 또 다시 "표절"이라고 말이 말을 터이니 말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1박2일이 무한도전의 경주편 컨셉을 어느 정도 차용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상대방의 좋은 점은 배우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와 공공성을 잡을 수 있는 상당히 괜찮은 컨셉이지 않습니까? 물론 표절이니 뭐니 소리가 나오겠습니다. 그냥 당당하게 벤치마킹이라고 하셨으면 하는군요. 같은 경주를 찍어도 1박2일과 무한도전은 분명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올터이니 말입니다.


예능의 절대 진리는 웃음이 아니겠습니까? 벤치마킹인지 표절인지는 무한도전의 경주편 컨셉을 얼마나 1박2일답게 만드느냐로 결정될 뿐입니다. 1박2일의 피디분이 어떤 판단을 할지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무한도전의 이야기를 한 김에 청와대방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무한도전의 오랜 팬으로서 당연히 걱정이 됩니다. 저 자신부터가 이명박 대통령을 그리 좋게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한도전에 외부인사가 나오면 절대적인 무시나 절대적인 찬양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때에는 상대방도 연예인이었지만 이번에는 "정치"라는 것이 연관되어있는 민감한 사항입니다. 직접적으로 무한도전이 대놓고 이명박 대통령을 찬양한다면 그 순간 티비를 꺼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후.....지금으로서는 일단 태호PD을 믿어보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믿음을 배신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제발...

중국 생활에서 유일하게 챙겨보는 한국 티비프로. 무한도전이 잘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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