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칼리안님의 어째서 사학史學이 사회과학이 아닌 문과대학 소속이지? 라는 글을 읽고 답글을 달다가 너무 길어져서 트랙백으로 대신합니다^^

말을 시작하기 전에, 전 지금 중국땅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선후가 반대로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현재와 미래를 논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역사학이 사회학의 닮은 꼴이기 보다는 사회학이 역사학의 닮은 꼴이라고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론적인 부분을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문사철
이른바 "문사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각각 문학, 사학, 철학을 나타내며, 위의 3가지 학문의 문과의 기본이며 기초라는 것을 강조할 때 자주 쓰이는 말입니다.

문학이라는 것은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언어 자체를 연구하는 것이며, 언어자체가 없으면 어떠한 학문도 존재할 수 없음으로 기초중에 기초이겠군요. 어떠한 학문도 발전을 합니다. 다시 말해서 시간이 경과가 되죠. 그럼 시간의 경과와 함께, 현재가 과거가 되며, 모든 과거는 역사학의 대상입니다. 역사학이 없으면 학문은 발생한 상태로 고정이 되겠지요. 그리고 모든 인간들의 생각을 연구하는 것이 철학입니다. 우리는 철학이 없이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철학이 없으면 단지 생존을 할 뿐, 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현재 역사학이 문과에 있는 이유도 위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역사학이라는 것은 문과의 기.초.입니다. 그런데 응용문과라고 할 수 있는 사회과학의 범주에 넣는 다는 것 자체가 어불 성설입니다. 다시 말해서 분류체계가 어지러워집니다.

님이 제시하신 국어국문학이나 중어중문학과 같이 말씀하시면 마치 역사와 국어 국문학이 따로 놀고 있는 듯 하지만, 한국어를 연구해야 한국 근대사를 알 수 있고, 중어중문학을 해야 중국 역사를 연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 역사를 알아야 중어중문학을 제대로 연구할 수 있습니다. 또 철학이 여기에 추가됩니다. 다시 말해서 서로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사회학이 없어도 중어중문학을 연구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사회학에서 방법론을 빌려올 수 있지만 그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2. 사회학은 없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사회학-인류학-민속학-문화지리학등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엄청난 정체성의 혼란이 있었습니다. 대체 역사학과 위의 사회과학이라고 불리는 학문간의 차이는 대체 무엇인가?! 과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인가?!

그 같은 고민들 대충 2년넘게 했군요. 그러던 중 폴벤느의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동안 고민하던 많은 문제가 풀려나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사회학에 대한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1. 사회학에는 대상이 없다.
모든 과학은 대상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사회학의 대상은 무엇인가요? 사회학자들은 사회에 대한 모든 것들이 그 대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회나 역사의 한 단면을 하나의 유기체처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 나름대로의 특수한 설명을 요구하는 무수한 사건들이 존재하는데 그 요소들의 집합의 설명을 과학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표면 위에서 임의의 지역내에 매순간 일어나는 모든 장르의 엄청나게 많은 물리-화학적 사실들의 총체를 설명할 수 있는 과학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2. 사회학은 여러 학문의 집대성?! 혹은 쓰래기 처리장...
사회학에서는 온갖 학문을 이용합니다. 경제, 역사, 문학, 심리학등등.. 그 방법론의 확장에는 한표를 던져주고 싶지만, 사회학만의 연구 방법은 무엇인가요? 이런 온갖 학문의 방법을 이용하는 방법이라는 것은 말장난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 방식은 학문으로서의 정체성이 없다는 말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이 정도로 하죠. 괜히 사회학과 친구한테 뭇매를 맞겠습니다.-0-;;



3. 중국에서는 역사학은 사회과학입니다.

중국 역사학자들은 역사학을 사회과학이라고 말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공산주의이고,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르크스를 사회학에서는 사회학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마르크스는 경제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등등.. 수많은 명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죠. 또한 마르크스는 역사학에 대해서 그 당시 과학적인 요소들을 도입하려고 했으며, 그 영향으로 지금 중국에서는 역사학이 사회과학이라고 부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문과계열로 포함되어있습니다. 사회과학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지 과학적인 요소를 많이 도입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일뿐, 기본 속성은 문과계열로 만들어 놓았죠.



결론적으로 역사학은 문과계열임이 너무나 당연하며, 앞으로도 그렇게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문과계열이니, 응용문과라느니, 사회과학이라니, 그런 구분자체가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시스템때문에 이런 구분이 생겼을 뿐. 그것에 얾매이는 것은 별로 좋다고 생각되지는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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