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록님의 두 개만 있으면 되요에서 트랙백하였습니다.


가디록님이 말씀하신것은 "악과 깡"입니다. 절실히 동감이 가는군요. 본인 역시도 악과 깡으로 어떻게든 버텨나가고 있는 몸으로서, 그리고 중국바닥에서 어느덧 4년이 되어가는 노땅으로서 중국어를 어떻게 하면 정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나는데로 적어보겠습니다.


1. 처음에는 무조건 발음이다!!!
발음이라는 것은 나중에 고쳐야지따구의 생각을 가지게 된 순간부터 완전 제 멋대로 발음이 되어버립니다. 본인 역시 중국애들이 야리꾸리하게 저를 바라봅니다. 중국어 발음이 표준어 발음이 아니고 조선족이 중국어 하는 것처럼 조금 야리꾸리하게 되어버렸거든요. 이젠 고쳐보려고 해도, 습관으로 굳어져서 나도 모르게 나오는 중국어를 어쩔 수도 없답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다른것 신경쓰지 마시고, 일단 발음에 집중하세요. 천천히 말해도 상관없습니다.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읽으세요. 이딴게 쓸데가 어디있어? 라고 하실지는 몰라도, 나중에 되면 큰 차이를 보인답니다.

본인의 북경 엄마-0-;;이자 대외한어박사과정에 있으신 누님의 훈련도 이랬습니다. 저 처음에 1달동안 "어언대학"만 죽도록 말하고 다녔습니다. 중국어를 아시는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 이넘의 "어언대학"이라는 발음에는 중국어 발음중에서 제일 어렵다는 2성-3성 연타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2성-3성연타만 제대로 해도 발음의 90%는 넘어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의하실것은 어느정도 발음 된다고 깝치다가 (본인의 이야기임 ㅠㅠ) 발음연습 안하시면 결국 도로아미타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제대로 되지 않은 발음이 습관이 되서 그것을 교정하는 것은 처음부터 배우는 것보다 몇배나 힘이 들죠.



2. 문법같은거 하지 마라!!
이건 본인의 지론입니다. 처음 중국어를 배웠을때 보어가 어떻고, 주어가 어떻고, 주동빈을 어떻게 배치해야되며 따구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십시오.

여러분들은 한국말을 하면서, "내가" "아버지의" "가방을" "들어""올렸다"라고 하나하나 순서를 분석해가면서 읽으시나요? 그냥 "내가 아버지의 가방을 들어 올렸다"라고 읽어버립니다. 언어에서 문법이라는 것은, 지금 현재 쓰는 말의 규칙을 찾아내서 정리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것을 달달 외운다고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쓸.모.가. 없.습.니.다.

중국애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어가 뭐고 동사가 뭐고 목적어가 뭔지 생각할 수 있을것 같습니까? 그런거 생각하다보면 전혀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중요한 부분만 들으십시오. 그러다 보면 다른 부분도 자동으로 들리게 될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 "이렇게 못나고 바보같은 나는 아름답고 천사같은 영혼의 xx를 내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이 몸을 다 바쳐서 열열히 사랑해"

이런 말이 있다면 중요한 것은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다른거 다 안 들려도 상관없습니다. 나중에 되면 저 모든 내용이 다 들리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들으십시오. 저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만 알아도 됩니다.

역시 누님에게 어떻게 실질적으로 훈련을 당하였는가?! 누님이 볼일이 있을때 따라갑니다. 저 중국온지 3개월도 안되었을때 말이죠. 누님이 중국인들과 ㅤㅆㅘㄹ라~ㅤㅆㅘㄹ랑~ 해도 절대 무슨 말인지 알수가 없습니다. 이제 막 중국말 배웠는데 뭘 알겠습니까? "++++ 좋아한다" "++++ 싫어" "++++ 좋아" "++++ 얼마냐?"정도만 겨우겨우 알아듣습니다.

그러나 저희 누님은 인정사정없이, 우리들이 무슨 말을 했냐고 물어보십니다. 괴롭습니다. 대충 대화 분위기와 상황에 껴서 맞추게 됩니다. 이 물건을 보다가 "얼마에요"라고 물어본다음에 상대방이 가격을 말하고 누나 표정이 안 좋아 보인다음에, "xxxx"라고 하고 상대방이 가격을 낮추었다면, 그 표현이 어떻게 되었든, 깍아달라는 소리였겠죠? 이 부분만 아시면 됩니다. 처음에는!!! 나중에 되면 안 들리던 부분도 서서히 들리게 되실거라고 장담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이 "301"라는 불멸의 교제를 달달 외우는 거이었습니다.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배우신분들은 301라고 하시면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전 그거 처음 1달만에 301구를 아무 생각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적어내려갔습니다. 무슨 뜻인지 아냐고요? 1단원에 나오는 "니하우~"만 알았습니다. ㅠㅠ 그냥 무식하게 외웠습니다. 무슨 뜻인지 관심도 없습니다. 한자는 쓰.는. 것이 아니라, 그.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개발세발입니다.

그래도 이 과정이 끝나니까. 그 달달 외운것들이 너무 아무 생각없이 달달외워서 입에서 자동으로 나오더군요. 그것이 한국말로 무슨 뜻인지 생각하기 전에 입에서 나오는 것이죠.



3. 중한사전을 쓰지 마라!!
사실 제일 좋은 것은 처음부터 중국어-중국어사전으로 삽질을 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충 6개월 정도가 지난뒤에는 무조건 중중사전을 쓰십시오. 무조건입니다.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이게 무슨 공부냐?! 라고 하시는 분들!!

"이렇게 ++++ 바보같은 나는 아름답고 ++++++++ 영혼의 xx를 내 목숨이 ++++ 날+++ 이 몸을 다 +++ +++++ 사랑해"

라는 문장에서 "++++" 이 모르는 단어라도 대충 글의 분위기를 보면 안에 무슨 말이 들어갈지 아시겠죠? 물론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대충 어림짐작이 가지 않습니까? 그럼 ++++는 영원히 모르는거 아니냐? 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부분은 계속 보다보면 보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 "역지사지" 라는 말에 뜻을 우리는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문장이 나타났습니다.

"얌마! 역지사지로 생각해봐라. 니가 내 입장이면 기분이 좋겠냐?"

역지사지가 무슨 말인지 몰라도, 대충 입장을 바꾸는 건가?! 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으로 통과입니다. 그 뒤에 역지사지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되고, 그 뜻을 사전처럼 정확하게 풀어쓰지 못해도 그 단어를 마음으로 느끼게 됩니다.

웃찾사의 미친소의 말대로 "중국어는 내 마음속에 있는 겁니다-0-;;


무엇보다 한글이 포함된 사전을 읽으면 안 좋은 점이 생각을 2차로 나누어서 하게 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한쪽으로는 한국말을 생각하면서 다른 쪽 머리로는 그 한국말을 중국말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외국어학습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하시는 분들은 외국어가 어느정도의 수준에 도달하면 그 순간부터 절대 발전이 없습니다.

중국어로만 생각해야됩니다. 그래야 폼나게 줄줄줄~~ 중국어도 유창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에서 번역하면서 말하고 있으면, 그것 자체로 제대로 된 중국말도 아닐 뿐더러, 대화가 이어지지 못하고 뚝뚝 끊기게 됩니다.



4. 나는 바보다라고 복창한다!!!
무엇보다 문제가 처음에 제대로 말을 못하는 것을 쪽팔려합니다. 자존심ㅤㄸㅒㅤ문에 그러는 것이죠. 솔직히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애가 되어서 공부하는거나 다름없습니다. 자존심을 버리세요. 어떤 유도 만화에서도 나왔지만 "나는 바보다!!!"라고 복창하세요!!

처음에는 단어만 열거하게 됩니다. "나" "사랑" "너" 라고 어떤 외국인이 한국말로 했다고 합시다?! 여러분은 알아듣겠습니까? 최소한 뜻은 알겠죠? 처음에는 다 그런겁니다. 그거 쪽팔려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유창하게 단어를 구사하실수 있습니다.

무슨 뜻인지 모를 말을 한다고요? 그냥 물어보십시오. 중국에 계시다면, 중국인들에게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우린 외.국.인.입니다. 여러분이 한국말 하는 외국인을 만났던 경험을 떠올려보십시오. 솔직히 발음 엉터리에 단어조합으로 말하고 있지만, 그것 자체만으로 왠지 기분 좋지 않습니까? 그리고 외국인이 한국말로 무엇을 물어보면 자상하게 대답해주는 편이지 않습니까? 똑같습니다.

중국인들도 사람입니다. 외국인이 중국말하면서 뭘 물어보면 대답 안해줄 사람들은 극소수입니다. 대부분이 재미있어하면서 대답해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중국인들 앞에서 버벅거리는 것은 당연한겁니다. 여러분은 이제 중국말을 배웠는데 안 버벅거리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지요.

자존심같은것은 외국어 공부에서 독약입니다. 쓸데 없는 자존심을 버리시고, 난 바보다라고 복창하세요^^



5. 중국인이 되라.
저희 아버지가 중국으로 떠나는 저에게 내리신 절대명령중 하나입니다. 참고로 저희 아버지는 대만에서 8년동안 공부하셨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미 4년굴려서 솔직히 어느정도 중국이 지겨워져가는 저도 아버님의 짬밥에는 못 당한다는 것이죠. 고참의 말을 들으면 떡이 하나 더 생긴다고 하던가요?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한국애들은 저희 옷을 보면 항상 뭐라고 합니다. 니가 짱깨냐고 말이죠. 조금...아니 쫌 많이...막 입고 다닙니다. 요즘 젊은 중국애들도 안 먹는다는 향차이도 맛있게 먹습니다. 아니 향차이 없으면 어떻게 니우로우미엔을 먹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무엇보다 샤워도 중국인들의 하는 운동에 따라서 일주일에 2번하기를.......-0-;;;

반쯤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외국어를 잘하려면 그 나라 사람이 되어보는 것 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막말로 당장 굶어죽을듯이 배고프면 향차이든 향차이 할아버지든 다 먹습니다. 뭐가 두렵습니까? 지금 당장 입을 옷이 없고, 추워죽겠는데 내복입고 구멍뚫린 잠바라도 입지 않겠습니까?! 중국애들이 그렇게 하는 것에는 그네들 나름대로의 생활의 지혜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생활속에서 중국어가 살아있는 것입니다.



6. 총정리.
사실 중국어 뿐만 아니라 모든 외국어에 적용될 방법인듯 합니다. 얼마전에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상당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이 있더군요. 어린애들이 언어를 배우듯이 공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1) 어린애을 따라해라! 그럼 성공하리라.
2) 깡과 악이면 살아남을수는 있다.-0-;;
3) 나는 바보다! 쓸데 없는 자존심을 버려라!!
4) 눈치까지 있으면 국경을 초월한 사랑도 꿈은 아니다!! -0-;;
5)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인이 되어라!!!







뱀다리 : 가디록님의 글을 보고 적어보았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말해도, 본인도 겨우 먹고 사는 정도의 중국어만 독파했으면서 이런 말을 하기가 쑥스럽군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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