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이름과 강의 내용이 너무 달라 당황스러웠습니다.” 


페이스 북을 통해 김형률 교수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평가를 부탁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아 ‘과연 학생들이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섰지만 밑져야 본전이지 않은가. 


의외로 반응은 몇 가지로 요약됐다. ‘당황스럽다’와 ‘신선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나타낸 학생도 상당수였다. 


그는 숙명여대에서 20년 가까이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첫 수업시간부터 다양한 멀티미디어가 등장한다. 코세라(www.coursera.org) 같은 해외 석학들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사이트에 쉴 새 없이 접속해 참고할만한 강의 목록을 알려준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학생들이 당황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는 3학점 강의의 경우 1주일에 2시간은 직접 수업을 하고 나머지 1시간은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세계 석학들의 강의를 직접 들려준다. 학생들이 신선하다는 평가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나타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역사학이 과거를 통해 현재의 교훈과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라면 김 교수의 시선은 ‘미래’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 인터넷으로 인해 지리적인 제약 없이 지식이 유통되는 것이 현실인만큼 교수의 개념 자체도 학문을 연구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런 자신을 가리켜 '디지털 휴머니티 디자이너'라고 소개한다. 


2010년부터 세계 석학의 강의 동영상과 유명인들의 특강, 인터뷰 등을 모아 펭귄스텝(www.penguinstep.net)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배웠습니다. 영어실력도 많이 늘었네요.” 이번 학기가 끝날 때쯤엔 학생들은 이런 평가를 내리지 않을까. 


◇약력 △독일 마르부르크(Marburg) 대학 학사·석사 △오스트리아 빈(Wien) 대학 박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 △하버드대 초빙교수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현)


출처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3031016512109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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