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삼계(吴三桂)는 운남을 평정한 이후 불안에 휩싸여 있었다. 명나라를 배신하고 청나라의 대신이 되어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었으나 언제 청나라가 자신을 숙청할지 몰라서 두려웠다. 그래서 오삼계는 사부 홍승주(洪承畴)을 모셔서 자문을 구한다. 홍승주는 조용히 단 한 마디를 그에게 말해주었다.

"운남을 단 하루도 평안하게 하지 마라"

오삼계는 사부의 말에 따라서 운남의 사회적 모순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정치적 혼란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오삼계는 10 여년을 운남을 통치하며 평안하게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강희제 시대에 들어오면서 그의 운남 통치는 막을 내리고 만다.


어떤 이유로 똑같은 방법으로 흥성하고 쇄락을 했던 것일까?

오삼계가 운남을 혼란스럽게 해서 자신을 유지할 때에는 천하가 역시 혼란스러웠다. 호북(湖北)과 사천(四川)일대에 남명(南明)과 이자성(李自成)의 잔존세력들이 남아 있었고, 동남연안 일대에서는 정청공(鄭成功)의 세력이 존재하고 있었다. 황제에게 있어서 오삼계가 혼란을 조장하거나 심지어 스스로 왕을 자처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천하를 부정하는 반란세력보다는 중요하지도 않고 위협적이지도 않다. 비록 짜증나고 불쾌해도 어디까지나 "내 사람"이니까 말이다. 아무리 짜증나는 쥐새끼라도 자신에게 대드는 개새끼보다는 우선순위가 떨어지지 않는가?!


그러나 천하가 태평해지면 상황은 급변한다.



오대십육국시기의 소국 남평국은 천하가 혼란스러운 것을 이용하여 주변의 모든 국가에 신하를 자청하였다. 주변의 대국들도 비록 이 쥐새끼 같은 소국을 사뿐히 즈려밟아 버리고 싶었지만 다른 국가들이 간섭하거나 뒤통수를 칠까 걱정하여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남송(南宋)이 강성해졌을 때 남평국 최후의 왕 고보융(高宝融)은 자만심에 빠져서 남송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다시 말해서 천하가 혼란할 때에는 지방에서 당신이 어느 정도 "해 먹는 것"은 황제에게 있어서 중요하지도 않으며 참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황제의 권위와 통치를 직접적으로 부정하지 않는 이상 황제는 당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천하가 태평해지면 여유가 생긴 황제로서는 당신이 그 동안 "해 먹은 것"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이 순간부터 그 동안 천하를 혼란스럽게 한 행동은 단순한 "애교"가 아닌 "반역"으로 변하게 된다. 천하가 평안해진다고 생각하면 그 동안 "해 먹었던 것"에 만족하고 황제의 뜻에 따르는 것은 현명하다.



난세가 영웅을 부르고, 영웅이 난세를 부른다. 천하가 혼란하고 당신에게 충분한 힘이 없다면, 힘이 있는 사람에게 적당히 빌어 붙어서 자신의 이익을 탐하라. 천하의 혼란이 당신의 행동을 덮어줄 것이다. 



본 글에 관련된 내용은 역사에서 처세술을 배운다 : 황제접대학 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맞춤법과 번역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환영합니다. 
본 글은 한국인에 적합하도록 의역하였습니다.

본 글은 출판을 위한 번역이 아니며, 오직 여러분들의 덧글로 힘을 받습니다. ^^


+ ....원래 하루 전에 번역을 해서 예약을 걸어두는데 오늘은 오전에 했습니다....위험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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