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의 중국을 대표할 수 있는 수 많은 한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네티즌이나 일반 사람들에게 가장 빠르게 접근했고, 유행하는 한자로 저는 감히 한국어로는 "~당하다"정도로 번역한 수 있는 피(빼이 被)을 선택하고자 합니다.


원래 被(빼이)로 자주 쓰이던 것이 被打(뻬이 다)같이 "(다른 사람에게) 맞았다."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부정적인 말들이었습니다. 한국식으로 설명을 하면 "욕을 쳐 먹었다."와 같은 말로 쓰이며, 그 뒤에 있는 동사는 일반적으로 그리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화합 당했다(被和谐)"라는 말이 인터넷에 유행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화합은 중국정부가 강조하는 화합(和谐)이라는 의미입니다. "서로 화목하게 어울린다"는 화합을 강제로 당했다는 것은 언듯 느끼기에도 부조화스럽습니다. 이 말의 속뜻은 트위터나 유튜브와 같이 중국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싸이트들을 "인터넷 만리장성"을 통해서 차단을 해버리듯이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 혹은 자신의 글이나 덧글이 차단, 삭제, 계정중지 혹은 현실에서의 구류/기소등의 처분을 받은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중국정부가 나를 강제적으로 화목하게 어울리게 하였다"라는 뜻입니다.

한국에서는 "소통되어 버렸다." 정도로 이야기하면 좀 쉽게 다가오실듯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주 말씀하시는 것이 소통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어디까지나 강제적인 소통이며, 강제적으로 당해버리지 않습니까? 그와 같은 정도의 어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그 이후 수 많은 관련 응용이 시작됩니다.

"구직 당했다(被就业)" : 중국교육부가 2009년 대학교 졸업생중 415만명이 구직에 성공하여 구직율이 68%에 이르렀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수 많은 직장을 찾지 못한 졸업생들은 구직성공자 명단에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살 당했다(被自杀)" : 올해 중국에서는 다양한 자살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자살 사건들이 자살이 아닌 강요된 자살로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철거에 항의하여 분신한 사건에 대해서 그 열기가 아직도 식지 않았습니다.

"임금인상 당했다(被增长)" : 중국국가통계국은 2009년 임금의 평균을 계산하면서 "공공기관 및 국유기업들만을 대상으로 통계를 내고 정작 54.75%에 이르는 일반 사기업 직원임금은 적용하지 않습니다. 중국과 같은 시스템에서는 공공기관과 국유기업의 임금은 일반 기업보다 높을 수 밖에 없고, 당연히 작년에 비하여 중국평균임금이 훌쩍 높아졌습니다. [각주:1]


우리는 중국의 "~당했다 被"의 유행에서 중국일반사람들의 답답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심정을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자신 스스로가 주어일 수 밖에 없는 자살조차도 압력으로 일하여 어쩔 수 없이 자살한다는 이런 단어에서 현재 중국일반사람들의 속에서 불타오르는 분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소통이나 화합 모두가 매우 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말로만의 소통과 화합에서 일반 대중은 비록 큰 힘은 아니지만 자신들만의 말을 만들어내는 창의력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건한 이런 대응에도 변화가 없다면 그 다음은 직접 행동일 것입니다.

대중은 분명히 우매합니다. 그러나 거짓과 위선은 금방 들어나게 됩니다. 중국의 "화합당했다"라는 말과 같이 한국에도 "소통 당했다"라는 말이 생겨나지 전에 정책변화를 모색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그 외에 한국에서 무엇이 더 가능할까요?
"녹색성장 당했다" ?
"실용주의 당했다" ?
"747 성장 당했다" ?
"법치 당했다" ?

"취직 당했다"나 "자살 당했다" 혹은 "성장 당했다"의 경우 그냥 가져다 써도...

  1. 《新周刊》2009大盘点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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